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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국진 Sep 23. 2024

딴따라JYP 제작후기

그는 어쩌면 한국의 데이비드 보위와 같았다.

여느 특집준비와는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 같다.

피디로 일하면서 박진영과는 언젠가는 한 번 일을 해봐야 되는거 아닐까? 늘 마음속으로 쟁여두고 있었는데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막상 실제로 함께했을땐 두근거림보다 두려움이 앞섰다.

이 30년 구력의 댄스가수에게 그 어떤 재료를 드려도 만족시켜 드릴 수 있을까? 작가들과 끊임없이 고민하고 수정하고 수정했다.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듯 화면비를 2.35대1로 맞추었고 가사도 번역자막처럼 중앙하단으로 배치하고 자막색을 흰색으로 통일했다. 영화같은 느낌이 나도록 색보정을 했고 90년대 세트느낌과 그의 연차와 비슷한 클래식 카를 준비했다.

콘서트분위기의 사운드를 내기 위해 우리의 영역을 JYP엔터에게 내주었다.

박진영은 의외로 우리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했지만 그럼에도 한 구석에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나중에 녹화후 체감했지만 그는 일종의 영역에 대한 존중이 있었던 것 같았다. 일일히 그에게 맞춘 것들이 꽤 많았지만

제작진의 영역을 그려가도록 했고 그리고 당사자는 노래와 사운드, 팬들과 얼마나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았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제일 놀랐던 것은 일부가 그렇게들 말하는 가창력이었다. 지금의 k팝을 좋아하는 젊은층들은 그의 현재모습을 보며 의아하게 볼 수 있겠지만 그는 50세가 넘은 가수이다.

그냥 가수가 아니라 요즘 아이돌들도 쉽게 완창하며 추기 쉽지않은 춤을 병행하고 있는 댄스가수이다.

체력적인 부분이 50대와 10,20대와 같을까?

말하고 싶다. 40대50대인 세대들은 노래를 못해도 박진영을 좋아했고

방송사 1위를 휩쓸고 국민가요급 히트곡을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는 그를 위로하듯 좋아한걸까? 아니다. 그는 유명한 발라더이자

슬픈 노래도 하는 보컬리스트이다.

단순히 여느 한 장면을 떠올리며 비난할 그런 실력이 아니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여자노래도 완벽히 소화해내는 보이스다.

무려 30년을 댄스 가수로 현역으로 지내고 있는 그는 매일 한 끼를 먹으며 매일 운동을 하고 곡을 쓰고 춤을 추고 사업을 하고 회의를 하고 소속가수들을 챙긴다. 30분단위로 사는듯한 그를 석달간 보면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있는 그를 보았고

녹화때 장장 3시간, 29곡을 모두 소화해내는 그 사람을 레전드라고 부르는 게 맞았다.

그와 함께 일하며 문득문득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서야

생각이 났다.

박진영은 마치 한국의 데이비드 보위 같다.

남자 장발 금지에 반대하거나 비지니스적으로 탁월한 마인드, 파격적인 의상과 스타일. 그리고 항상 앞서가는 음악들.

데이비드 보위는 음악이 세상과 따로 논다고 생각 지않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노래와 춤을 30년간 꾸준히 해나가면서 보수적이고 틀에박힌 창작의 틀을 깨려고 수없이 노력하고 때로는 그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 파격을 선택해 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지만 노래와 퍼포먼스만은 늘 최고수준을 보여내면서

실력으로 자신의 음악과 사상을 증명해낸 것들은 보위 그 이상의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가수를 보유한 영국이 부럽지않는

자부심이 바로 박진영이다.

현역이자 프로듀서인 그가 한국의 진짜 스타맨이라고 생각한다.

그 스타와 다시 한번 일해보고 싶다. 그는 진짜 가수이다.

아니, 댄스가수 박진영 아니, 레전드!

#딴따라jyp #박진영 #jyp #stilljyp #sta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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