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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해보이는 화두로 몇날며칠 고민하는 것에 관한 고찰

불교 명상 비판 2

by 나가르주나 Mar 14. 2025

심오하고 난해하게 느껴져야 굉장한 진리라는 생각은 주로 종교에서 특정 경구를 볼 때 자주 나타나는데, 특히 이러한 것들은 비유로 많이 나타난다. 그것들 중 어떠한 것은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는 비유로 여겨지지만, 나는 일단 비유로 무언가를 설명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비유를 하려면 맥락을 명확히 설명하고 비유가 상징하는 것이 비유한 대상과 정확히 대응해야 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비유하는 과정 속에서 맥락이 축약되거나 왜곡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개념어를 명확히하고 비유는 최대한 의미를 명확하게 받아드릴 수 있도록 풀어서 받아들이는 것이 투박해보이더라도 좋은 내용 전달 방식이다.

이렇게 명확함을 추구하는 것은 글을 쓸 때 뿐만 아니라 의문을 떠올리고 고민할 때도 필요하다. 의문도 심오해보일 때가 있는데 예를 들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은 홍창성 교수가 지적한데로 '누구'라는 주로 누군가가 이름과 직업 등을 소개할 때의 물음과 '무엇'이라는 나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이 섞여있다. 그러니까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가치관 등이 궁금할 때의 의문과 그러한 '나'라는 존재 자체의 본질이 궁금할 때의 의문이 섞여있어서 심오해 보이고 대답하기 막연한 것이다. 이렇게 다른 의문들이 뒤섞인 이유는 간단한 자기소개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는 과정에서 '자신'에 간단한 이력에서 정체성,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이라는 존재 자체에까지 '자신'의 개념이 확장된 것이다. 이러한 확장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무언가의 의미를 밝힌다는 것은 그것의 핵심을 이해하고 본질을 꿰뚫고 정의내려야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삶의 의미라는 것은 말그대로 삶이라는 단어에 정의가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삶 속에서 추구해야하는 본질적인 것은 무엇인지?', '우리의 삶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다.

이렇듯 물음을 뚜렷하고 명확히 설정하면 무언가 심오해보이고 막연했던 것들을 바로보고 답을 찾아나갈 수 있다. 무언가에 접근조차 안 된다면 꼭 문제가 나한테만 있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나는 화두나 철학적인 한 문장을 가지고 몇 날 며칠이고 고민하는 것을 하지 않는 편이다. 뭔가가 이해가 안 간다면 비유나 질문을 명확히하거나 주제를 협소화해서 막연하지 않게 한 후에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렇게 명확함에 추구해가는 것을 습관화들인다면 비유를 들어서 설명을 하는 것을 지양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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