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별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이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의 고백..
너를 처음 만난 날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픈 이별은 한 날이었어.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았어. 그렇게 항상 내 곁에 있을 거라던 그는 다른 사람에게로 갔어..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그에게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었데..
그리고 우리가 사귀기로 하기 며칠 전 그에게 전화가 왔었어. 말없이 한참을 울더라. 미안하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했다고.. 그냥 더 이상 우리일 수 없는 우리가 안타깝고 아프고 애처로워서.. 그렇게 울기만 했어..
그리고 며칠 뒤 그의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그날 나와 통화하고 술에 취해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났다고.. 나는 바로 그에게로 달려갔어.. 그의 모습이.. 너무 낯설었었어.. 갑작스러운 노랑머리의 그는 알아볼 수 없는 옷차림을 하고 나의 이름을 불러댔었어. 괴로움이 영력 했고, 나는 그때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어.. 다름 사람이 있다는 것도.. 나로 인해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는 것도..
그렇게 나도 내 아픈 사랑을 접어둔 채 너를 만났어. 나의 가장 슬픈 날.. 너는 내게 가장 행복했던 날을 선물했어..
너는 언제나 내게 진심이었고, 나는 언제나 네게 거짓이었어. 너는 나와 함께 하는 미래를 꿈꿨고, 나는 너와 함께가 아닌 나만의 미래를 꿈꿨어. 너는 내게 늘 사랑을 줬는데, 나는 항상 의심했어 내 마음을.. 너는 나를 품었지만, 나는 너를 겉돌았어..
자꾸 비껴가고 너에게 닿지 못하는 내 마음은 그럴수록 다른사람에게 향하고 있었어.. 아니라 부정하고 너에게 다가가려 할수록 내 마음은 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 그리고 더 크게 밀려오는 미안함.. 그냥 너를 사랑하다 보면 괜찮아 질거라 나를 다독여도 보았지만, 이런 마음이 오히려 너에게 더한 미안함으로 돌아왔어..
그때 비록 힘들더라도 내가 좀 더 용기를 내었더라면..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고 우리의 사랑을 잘 마무리했더라면.. 지금 우리는 기억하고 싶은 추억으로 자리 잡았을까?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다른 사람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담백하고 차분한 이별이었다면 어땠을까?
내가 솔직하지 못했던 이유는 너는 나를 쉽게 잊지 않기를 바라는.. 나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두려운 미련이었을지 모르겠어.. 아무것도 자신이 없던 그때, 너를 놓으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계속 놓지 못하고 나를 속여가며 이어가는 사랑도 아닌 이 관계를 접는 것도 내겐 그때 너무 벅차고 힘들었어..
어차피 헤어질 일이라 가볍게 치부해버린 내 방식의 이별에 너의 시간도 함께 있었다는 배려가 부족했어.. 내가 힘들었던 지난 시간만큼 네가 힘들걸 알면서도.. 내가 덜 힘든 이별을 택했어.. 너무 미안해..
이런 이별을 소환하려는 내 이기적인 마음까지
뒤늦은 용서를 빌어보겠다고 착각 속에 살고 있는 너의 마음을 흔든 내 욕심까지
그래도 너를 사랑했었다고 우리의 시간을 포장하려는 내 헛된 허영심까지
모두.. 모두 다 내가 미안해..
너는 언제나 빛나는 사람이었다. 항상 꿋꿋이 약속을 지키며 부드럽고 단단한 사람이었다. 내가 너를 놓은 이유는 나는 너 같은 과분한 사람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너와의 이별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사랑은 아직도 현재 진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