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UX 디자이너로 첫걸음
9월이 되었다. 개강을 했다. 진행하던 UX 디자인 프로젝트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소식이 들렸다. 이는 삼성전자에서 디자인 멤버십을 채용한다는 소식이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라 대기업은 우수한 디자인 전공생을 UX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에는 스카이에서 디자인 멤버십, LG전자에서 지니어스 디자인 멤버십을 운영했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 제조업 중심의 시대였기 때문에, 제조업과 관련한 기업에서 산업 디자인 전공 학생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중심을 이뤘다.
시간이 흘러 스마트폰이 일상에 필수품이 되었던 시대에는 주로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IT 기업에서 UX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였다. 이는 네이버의 UXDP, 쿠팡의 3WKS와 같은 프로그램이다. 위 프로그램은 온라인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UX 디자이너 양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이 외에도 여러 대기업에서 UX 디자이너 채용에 열을 올리며, 기업 맞춤형 UX 디자인 전문가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구축과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대략 30년이 된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선발되면 2년 정도 활동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3~4주에 집중한 프로그램보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활동하기에 안정적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짧은 기간에 집중한 프로그램을 참여하기 위해 3~4주 서울에 머물러야 하는데, 단기간 거주하는 장소를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UX 디자인 스터디의 소모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집중해 배운 것을 직접 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내 위치를 알고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증명하리오. 학기도 시작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한 번은 도전하는 것이 옳다고 모두가 생각했기에 우당탕탕 도전이 시작되었다.
갈수록 UX 디자인 분야는 디자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광범위 한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마케팅, 심리, 인지와 감성 공학. 개발, 신기술 등 여러 분야가 접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UX 디자인 프로젝트를 하는 많은 학부생이 주제를 깊게 해석하고, 더 깊게 풀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깊은 내용을 다룰수록, 재미는 반감되고 명확한 사실을 담은 디자인이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즉, 거짓은 없는 있는 그대로 팩트를 보이는 리서치와 컨셉 UX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역으로 접근한다면 어떨까?
인문학은 자연과학과 다른 점이 있다. 이는 추론을 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한 전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에 인문학의 많은 관점은 사실이기도 하지만 거짓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 거짓이면 어떠한가. 인문학에서 추론이란 상상하고, 이 상상이 재미있어 주목을 이끌고, 이를 증명하는 여러 전제와 관점이 흥미로운데!
이처럼 진실이라 생각하는 가설을 먼저 제시하고, 가설이 진실이라고 말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제를 제시하는 추론을 연역법이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귀납법이 있다. 귀납법은 여러 현상에서 반복되는 사실을 바탕으로 사실을 추론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현상에 따라 가설은 사실일수도 거짓일수도 있게 된다. 보편적으로 UX
디자인은 사용자와 관련한 여러 조사를 통해서 확인한 사실을 바탕으로 접근한다. 이는 사용자가 서비스에 접속한 빈도, 눈길이 머문 시간, 이탈한 확률, 앱 다운로드 수와 같은 정보가 되시겠다.
UX는 명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최적화 된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학생이다. 학생은 실무를 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따라서 다소 부족하더라도 구현될 수 있을 정도의 ‘컨셉’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컨셉은 어떠한 디자인일까. 이는 누구나 공감하고, 호기심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없다면 재미없고 딱딱한 사실 그대로의 데이터로만 디자인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앞서 스터디 소모임 또한 연역법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대구 사투리를 구사하는 키오스크 서비스가 좋을지 아닐지, 메타버스 동물원이 동물권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 그저 좋을 것이라 전제를 두고 사실로서 포장하는 것이 연역법 기반의 UX 디자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역법은 들으면 들을수록 공감이 가게 될 수 있다. 가설을 증명하는 여러 현상과 지식이 그럴싸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되며 공감하게 되는 지점은 처음에 놀랍고 재미있게 느껴진 주제보다 긍정적인 심리 반응이 더 오래간다고 한다. 일본의 디자이너 하라 켄야는 나중에 깨닫게 되며 다가오는 충격과 놀라움의 지점이 디자인을 하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했다.[13] 학생의 장점은 조금 엉뚱하더라도 재미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컨셉 디자인을 통해 놀라움을 오래 지속되도록 연역법의 접근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연역법을 기반으로 한 UX 디자인 프로젝트는 왜 주효할까. 아마 많은 사람들은 명확하고 공신력 있는 문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할 것이다. 예를 들면, 왜 사용자는 서비스 중간에 이탈하는지, 특정한 불편함이나 병을 가진 사람의 문제가 해결되지 위해서는 어떠한 의료 기반의 행위를 이끌어야 할지. 문제 정의부터 해결까지 데이터를 기반해 반드시 사실 그대로 행하도록 노려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는 깊고 탄탄할 것이다. 다만, 높은 확률로 재미가 있지 않을 것이다. 너무 전문적이니까 말이다.
우리가 의료나 법안과 관련한 책이나 지식을 찾을 때 흥미를 가질까? 아마도 어려운 단어나 풀이에 지쳐서 금방 관심을 잃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 법조 용어를 쉽게 전달하는 UX 디자인이나 서비스를 고민할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보다 법안이 만들어지게 된 역사나 문화, 사람의 이야기를 더 강조하면 어떨까. 이 부분이 인문학에 해당될 것이다. 예를 들어, 각 국가의 헌법 1조항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헌법은 미국의 연방 헌법이다. 조선시대 정조 11년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시대에 맞춰 수정을 거친 수정헌법은 현재 미국의 헌법으로 자리하고 있다. 수정헌법 1조항은 연방 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자유로운 신앙행위를 금지할 수 없고, 언론이나 출판의 자유와 국민이 평화롭게 집회할 권리가 보장되며, 고충의 구제를 위하여 정부에 청원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고 한다.
중국의 헌법 1조항은 노동자 계급이 지도하고 노동연맹을 기초로 하는 인민민주주의가 정치의 기초라 정의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이성적이라 평가받는 독일 헌법의 1조항은 인간 존엄성은 불가침이기에 이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고 제시했다. 프랑스의 헌법 1조항은 불가분적, 비종교적, 민주적, 사회적 공화국이며, 출신과 인종 및 종교에 차별 없이 모든 시민은 법 안에 평등하다 제시했다. 일본의 헌법 1조항은 일본 덴노(天皇)는 국가의 상징이며 국민통합의 상징이며, 그 지위는 주권을 가진 일본 국민에 기초한다고 제시한다. 한국의 한법 1조항은 한국이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제시한다.
이처럼 한 국가의 정치 시스템과 문화를 대변하는게 헌법 1조항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각 나라의 헌법 1조항이 과연 잘 지켜지고 있는지 팩트 체크를 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불만을 가질 것이다. 이는 모든 사람이 만족할 조항을 제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문장을 수정한다면 어떨까. 현재를 살아가는 국민, 시민이 참여하는 헌법의 살아있는 문장.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소통 창구로서 서비스가 있다면 어떠한 구조 이며,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오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과 관련한 서비스라도 관점을 이렇게 달리하면, 이야기를 빌드업하며 사람의 주목을 이끌 수 있다. 이게 연역법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역법적 접근을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한다. 모두가 인문학적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기 보다 탄탄하고 숫자로 대변되는 사실에 기반 한 접근을 할 때, 조금은 다른 접근을 하면 눈에 띄지 않을까. 10명 중 9명이 같은 바운더리에서 경쟁할 때, 1명이 된다면 평가자는 호기심에 1명을 한 번 올리고 볼지 모른다. 전국에 도전을 한다고 해서 모두와 동일한 방법으로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된다. 가장 우리다운 모습이 가장 특별해 보일테니까.
[13] 하라 켄야 저,· 서하나 역. (2023). 저공비행. 파주: 안그라픽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