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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규 Jan 04. 2024

첫 시도를 위한 한 발짝

Part2. 작은 모임에서 큰 모임으로

동아리를 만들어가며


12월 말, 반년 동안 겪은 경험을 가득 담아서 연합 동아리를 선포하고자 했다. 디자인 전공에서 연합 동아리의 형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고 동아리, 타이포그래피 동아리, 또는 공모전 도전 동아리. 다들 어떤 목표를 잡고 작업을 하고, 작업을 전시하고 공모전에 제출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도 이와 동일한 형태다.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를 개선해서 공모전이나 학술대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해보는 형태로서 동아리를 구성했다. 6개월 간 했던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경험을 했던 학생이 선구자가 되어 충분히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옆에 학교에 홍보하기 위해, 옆에 학교에 재학 중인 친구에게 연락해서 홍보를 부탁했다. 홍보만 한다면 매력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6개월 간 했던 프로젝트를 모아서 준비했다. 그리고 학술대회부터 여러 활동을 체험하며 느낀 감정을 담아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가지도록 했다. 


그럼 연합 동아리의 네이밍은 어떻게 해야 할까. UX 디자인이니 UX가 들어가야 할까. 대구지역이니 대구의 상징이 들어가야 할까. 여러 이야기 끝에 사용자 경험의 ‘경험’을 강조하는 이름으로 가고자 했다. 그래서 게임에서 경험치를 뜻하는 EXP를 바탕으로, 모두가 모여 하나의 큰 활동을 부여하기 위해서 ‘엑스포’ 네이밍을 도출했다. 


디자인 전공의 행사인데 초라할 수 없다. 3주 간 뚝딱뚝딱  동아리 로고, 홍보 포스터를 준비했다. 학교에도 허락을 받아, 가장 화려하고 큰 세미나 발표 강의실을 예약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어서 홍보를 시작했다.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걱정이 되었다. 나름 목표를 가지고 시도했지만 세상일이 다 마음처럼 되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여러 학교의 학생이 찾아왔다. 그리고 12월을 기점으로 우리는 새로운 도전인 ‘연합 동아리’와 ‘UX 디자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다. 




연합 동아리, 과학적 효과, 엑스포


대구. 경북 UX 디자인 연합 동아리 엑스포의 시작이 갑작스레 이뤄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정말로 갑작스레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투루 이뤄진 모임이 아니다. 이 안에는 여러 계획과 과학적인 관점으로 이뤄진 동아리라 할 수 있다. 


앞서 대구에 UX 디자인 실무를 체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을 다뤘다. 스터디 소모임이 시작된 계기기도 하다. 이처럼 디자인 전공 학생은 실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데 있어 대학의 교육은 한계가 있다고 느낀다고 한다. [15] 이러한 한계에 UX 디자인도 포함된다. 


교육과 관련한 선행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최장접 & 이상선(2011)은 토의식 수업과 자기 주도적 학습의 부족함, [16] 김영석(2019)은 ‘현장중심 학습법’이 부족하다 했다. [17] UX 디자인은 사용자 중심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다학제적 분야다. 따라서 다른 디자인 분야의 교육 과정과 다르게 실기 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18] 여기서 실기 중심 교육은 실무의 과정과 유사하게 연계될수록 디자인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긍정적이라 한다. [19]


이 때문에 기업은 자신들의 업무 문화와 스타일에 최적화된 UX 디자인 전문가를 채용하기 위해서 직접 학생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네이버, 쿠팡, 현대 자동차의 프로그램이 그 사례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은 기업에서 제공하는 만큼, 수도권에 오가면서 활동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경쟁을 통해서 소수의 학생을 선발하는 만큼, 모두가 UX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공부를 체험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재 비수도권에서 UX 디자인 교과목을 운영하는 학교는 시각 디자인 전공을 기반으로 한 경우에 한에서 최소 19개 대학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수도권에 특화되며, 실무에 최적화된 방향으로서 UX 디자인 스터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동아리 시스템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동아리는 사전적으로 한 무리를 이르는 순우리말이다. 현대 사회에서 동아리는 방과 후 활동의 모임으로서 소개된다. 대학의 동아리 활동은 전공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는 동아리가 전공과 관련한 실질적인 도전과 체험, 경험의 축적과 동기부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 또한, 동아리 활동이 전공 지식 습득과 팀으로서 유대감 향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고 한다. [21] 이러한 동아리를 통해 초등학교 방과 후 활동으로 UX 디자인 교육을 진행한 선행 연구도 있다. 이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의 창의성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22]


이러한 대학의 무리 구성에서 벗어나 지역 연합으로 구성된다면, 다른 학교 학생을 만남으로써 형성되는 재미, 몰입감, 자신감, 자아실현감, 동기부여 측면에서 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22] 선행 연구에서는 지역 대학의 11개 동아리가 연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지역 사회 및 학생 성장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23]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계절별로 수행하는 동아리 형태를 구성했다. 그리고 계절 별로 수행한 결과물을 공모전이나 대외적으로 홍보할 SNS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는 디자인전공에서 프로젝트 기반으로 수행하는 교육 시스템이 성장에 긍정적이며, [24] 스터디 결과물을 교육으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공모전 제출과 같은 목표를 설정하면 보다 긍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25]


대구는 경쟁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교육 도시라고 한다. [26] 따라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경쟁하는 과정은 익숙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이에 약속한 일정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각 팀의 결과물 중에서 발표를 할 대표 작품을 선정할 적당한 수준의 경쟁을 하며, 결과물은 SNS에 홍보를 하고 공모전에도 제출할 퀄리티를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프로덕트 디자인을 채용하는 시기인 만큼, 가능한 검증을 해볼 수 있는 팀은 검증을 해보도록 제안했다. 그리고 블랜더(blender) 툴이 등장한 후, 3D 그래픽이 활용되는 컨셉 디자인이 많아지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고자 제안했다. 그렇게 6명이서 시작한 작은 소모임은 큰 형태로 발전했고, 이제는 학생들이 모여서 자연스럽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15] 마예나, 이성은, 홍슬기, 이지예, 강두혜. (2019). 디자이너 실무능력 양성을 위한 디자인 교육의 방향성 연구 - 시각디자인전공 실무진과 학생들의 니즈를 중심으로. 한국디자인포럼, 24(1), 103-114.


[16]  최장섭, 이상선. (2011). 디자인학부과정의 UXD 교수법 제안. 디지털디자인연구, 11(4), 325-336.


[17] 김영석 (2019). UX 디자인 교수학습법에 따른 학습효과에 관한 연구. 브랜드디자인학연구, 17(4), 19.34.


[18] Günther, J., & Ehrlenspiel, K. (1999). Comparing designers from practice and designers with systematic design education. Design Studies, 20(5), 439-451.


[19] Cross, N. (2004). Expertise in design: An overview. Design Studies, 25(5), 427-441.


(20] 이영선. (2017). 디자인 전문대학에서의 창업교육프로그램 고찰 – 창업 동아리를 중심으로. 한국창업학회지, 12(2), 335-357.


[21] 최기, 김재봉. (2010). 디자인 전공 대학생들의 사회봉사와 연계한 동아리 활동 육성 방안 연구 - 기초수급자 대상 가정집수리 봉사활동을 중심으로. 디지털디자인연구, 10(3), 53-62.


[22] 이경중, (2019). 전국 대학 태권도 동아리 참여자의 참여동기, 자아탄력성 및 심리적 웰빙의 관계. 연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3] 이재용. (2019). [ZOOM UP : 한국전력기술·도로공사·교통안전공단] 대학 창업동아리 챌린지 개최 : 대구·경북지역 대학 11개 창업동아리 참가 창업 아이디어 경연… 후속 창업활동 지원. Electric Power, 13(9), 64-64.


[24] 고은영. (2020). PBL을 활용한 디자인 수업의 학습효과 연구, 브랜드 디자인학연구, 18(2), 101-110.


[25] 이은화. (2008). 대학 교수자의 수업전문성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e-티칭 포트폴리오의 구성요소 탐색, 수 산해양교육연구, 20(2), 236-248.


[26] 이문영. (2021). 경쟁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교육도시, 대구. 중등우리교육, 133, 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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