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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규 Jan 05. 2024

함께 경쟁하고 성장하는

Part2. 작은 모임에서 큰 모임으로

대물림되는 경험


경험은 대물림된다는 말이 있다. 앞서 좋은 경험을 한 사람은 다음 세대에게 좋은 경험을 알려주고, 그렇게 쌓인 경험은 후에 지식이 된다고 한다. 소모임과 동아리의 형태로 처음 시작한 UX 디자인 스터디와 엑스포로 커진 연합 동아리의 형태는 아마 경험에서 이뤄진 것이 아닐까 한다. 이는 디자인 전공에서 동아리가 미치는 긍정적인 힘을 봤기 때문이다.


학생 입장에서 디자인으로 유명한 대학에 동아리를 한 번쯤은 보고 들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SNS로 소통이 보다 자유로운 현대 사회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타이포그래피 동아리가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대학 별 타이포그래피 동아리가 모여서 연합 전시를 구축했다. 그리고 그 전시에는 도록으로 포장된 책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는 여러 활동을 비헨스나 인스타그램에 정리하여 업로드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디자인 전공 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모임을 이끌었던 선생의 입장에서, 학생 때 경험했던 동아리의 긍정적인 부분을 투영하는 데 집중한 것 같다. 학생 때, 학과 내 여러 동아리들이 모여 동아리 전시를 하는 연합체인 딩(ding)이 있었다. 딘은 학교 교수님이 적극 지원하며 성장했고, 당시에는 유명한 디자인 운동이자 활동 중 하나였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엑스포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진 않았을까.


1년이 흘러, 엑스포 3기 멤버를 모집한다는 글이 공지되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임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단체 생활인 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쉽게 편승하려고 할 것이다. 같은 학교가 아닌 모임인 만큼, 불만을 쉽게 이야기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사람이 3명이 모이면, 그중 한 명은 빌런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빌런 질량의 법칙이라 해야 할까.


또 3D 기술이 발전하는 중, AI가 등장했다. 이제는 UI 디자인의 퀄리티만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다. 특히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는 분야인 만큼, 기존의 디자인과 너무나 다른 형태로 제시한다면, 보편성이 결여된 만큼 사용자가 불편해할 상황이 유발될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의 시각적인 형태로서 디자인은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야 하며, 같은 주제를 다른 관점으로 보고 이를 사실이라 추론할 능력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AI가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인간의 창의성이란 기존의 현상을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엑스포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 나아가고 있다. 방향성을 잘 잡고 나아간다면, 시간이 걸릴지라도 올바른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좋든 좋지 않든, 모든 활동과 체험은 성장에 다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음 멤버로 들어올 여러 학생들이 서로 경쟁하고 발전하며, 성장의 즐거움을 느끼는 곳으로 엑스포가 뿌리내리길 바란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네카라쿠배당토는 디자인에 대해 공통된 홍보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 주제를 다룬 내용일 것이다. 비슷한 듯 아닌 듯. 내용을 읽다 보면 합리적이거나, 효율적으로 일하는 내용을 다루는 것 같다.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다. 이에 최대한의 이익을 위해서 편익 분석을 바탕으로 최적화(optimizing) 작업을 한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분야 중 하나가 경제학이다. 하지만 인간은 기계처럼 완벽히 계산적일 수는 없다. 이렇듯 인간이 온전히 합리적이라는 데 부정하는 이론이 최근 주목받는 행동 경제학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최적화된 상황을 분석한 뒤 합리적 기대에 따라서 선택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선택에 감성, 심리가 영향을 미치며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만 바람직한 선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존재한다. [27] 따라서 합리적인 행동을 주장하는 데 있어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감정(손실회피성)과 틀에 따라서 다른 행동을 이끄는 감정(프레이밍 효과)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기업에서 제시하는 UX 디자이너로서 일하는 방법과 문화를 이야기하는 기사에 너무 몰두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는 업무로서 최적화된 손실회피성에 가까운 방법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잔업이 없고, 맡은 시간 내 보다 많은 업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여 숫자로서 판단하다 보니, 최적화된 사용성과 서비스를 제시하는 내용이 많을 것이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따라서, 우리는 우리만의 방법을 바탕으로 행동을 하면 된다. 우리의 방법이 옳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프레이밍이란, 결국 우리가 어떻게 마음먹고 상황을 바라보느냐에 달렸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글을 쓰는 일에 대해서 가능한 다른 이들은 모두 틀렸다고 생각하고, 그저 내가 체험하는 일상의 풍경,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아가라고 했다. [28]


이처럼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대로 지금과 같이 꾸준히 한다면, 네카라쿠배당토처럼 우리가 UX 디자인을 하는 방식으로서 이야기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정답보다 다양한 해답을 찾아서


소모임에서 시작해 엑스포까지. 2번의 겨울이 찾아왔다. 그 사이 엑스포와 UX 디자인 소모임 형태의 동아리에서 다양한 내용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중에는 그래픽이 돋보이는 프로젝트도 있고, 리서치가 돋보이는 프로젝트도 있다. 그리고 검증이 되어 프로덕트 디자인의 프로젝트가 된 사례도 있다.


주제를 돌이켜 보면 다양하다. 하나의 통합된 토픽을 가지고 접근한 사례부터 자유 주제로 문제를 직접 정의한 프로젝트까지. 그리고 엑스포에서 배우고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수업과 학과 내 동아리에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예를 들어보겠다.


2023년은 생성형 AI가 화두인 해였다. 이러한 생성형 AI를 두고 다양한 주제의 서비스를 제안하게 되었다. 이는 생성형 AI가 다소 부족한 동양화 생성의 필요성, 웹툰 작가와 AI의 공존을 위해서 작가의 화풍을 구독제로 판매하는 서비스, 작가의 사후 미완성의 작품을 가능한 작가의 화풍과 이야기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펀딩 서비스, 딥러닝으로 습득된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 커버되는 음악을 공식 서비스로 활용하기 위한 AI 스트리밍 서비스, 외국어 공부를 해도 실전에서 구사되는 일상의 언어와 책에서 다루는 언어에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일상 언어를 학습하는 데 최적화된 소통 기반 교육 AI 서비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풀이할 수 있을 관점과 능력이 생겼다. 좋은 패스는 달리는 사람에게 온다는 것처럼, 함께 공부하고 도전했기에 만들어진 관점이 아닐까.


이처럼 엑스포는 틀이 갖춰진 정답보다 재미있는 우리만의 디자인을 위한 해답을 찾고, 해답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활동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찾은 해답을 함께 공유하고, 상상하고 소통하며 UX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데 좋은 문화로서 자랑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엑스포 현장


포스터, 그리고 발표 현장의 흔적과 앞으로 나아갈 모습을 정리하였다. UX 디자인의 불모지 같던 상황을 뒤집어 놓은 위풍당당한 기록이다.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해냈노라! 앞으로도 오랫동안 회자될 활동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엑스포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uxd.expo




[27] 리처드 탈러 저, 박세연 역. (2021). 행동경제학: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선택 설계의 힘. 서울: 웅진지식 하우스.


[28] 무라카미 하루키 저, 양윤옥 저. (2016).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서울: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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