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기부와 함께 키워가는 꿈의 아이디어
의식주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입니다. 간단해 보이는 의식주 세 가지를 밸런스 있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는 의식주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불평등 이슈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인류 역사에서 자본이 등장한 뒤, 분배의 문제는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는 아직도 기본적인 의식주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UN에서는 하루에 10만 명, 5초에 1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발표 하였습니다. 그만큼 먹고사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이지요.
여러분들은 인간의 생사를 가르는 상황이 경제 질서와 얼마나 깊은 관련이 있는지 아시나요?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부'란 일하는 사람들이 산출한 가치가 이어진 것이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경제력은 육체적 노동과 근면성보다 투기꾼에 의해 벌어지는 도박 게임의 산물과 같습니다. 최근 1년 만에 투자 가치가 100배가량 상승해버린 비트코인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알게 된 이슈들이 있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을 노동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 사회도 일맥상통하겠네요. 현대 사회는 더 이상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불평등에 따른 갈등만으로 정리할 수 없습니다.
국가를 초월하여 활동하는 글로벌 금융자본과 그들의 과두지배를 통해 일어나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지요. 세계적인 20대 부호들의 총자산은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내총생산(GDP)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는 소수의 대부호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가난한 국가의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근면 성실하게 노동을 하는 농촌 사람들은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곡물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한다는 브라질에서는 살인적인 금융 과두제로 중요한 물품을 독점하느라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희생당하고 있다고 하지요.
이 책의 결론은 문제의 핵심은 식량 자체는 풍부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식량을 확보할 수단이 없다는 사회구조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현대 사회는 인터넷으로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디자이너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죠. 공모전에서 이들을 돕고자 생각한 디자인은 수상작의 트렌드와 같이 번져나가기도 했습니다.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의 저서에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한 공리주의를 소개합니다.
이는 행복, 자유, 미덕이란 정의를 바라보는 세 가지 기준이 바탕이 되는 이념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의 많은 아이들이 굶는 현실을 보면 최대 다수의 행복이 소수의 대부호로부터 묵살되는 현실을 과연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상기의 문제를 의식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공동체주의와 부의 재분배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독립된 주체적, 자발적인 개인으로 보기보다 크고 작은 이야기에 속한 서사적 존재로 정의함으로써 자연적 의무, 자발적 의무로 구별되는 연대 의무 개념을 이야기하게 되죠.
연대 의무 개념으로 보자면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진국에서 태어난 우리나라의 사람들은 의식주에 대한 고민이 생사를 가를 만큼의 큰 문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죠.
위의 책들은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물론 전공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 대한 문제와, 선진국 시민으로서 세계가 정의롭게 돌아갈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은 깨닫게 되었죠.
그래서 저는 의식주로 고민하는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개발도상국에서 급수를 하기 힘듭니다. 생사의 문제로 그들은 하루 3~4시간가량을 급수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도 물을 기르기 위해서 함께 일을 합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유튜브의 'Water Changes Everything' 영상을 추천드립니다. (http://youtu.be/BCHhwxvQqxg)
영상에는 이러한 내용을 다룹니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하루 3시간 이상 물을 길으러 다녀오기 때문에 공부를 할 시간을 잃고, 꿈을 잃게 되는 내용이죠. 그렇다면 이 아이들은 물이 가득한 상황이라면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들이 가진 꿈을 이루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물을 기부를 하는 아이디어는 많습니다. 그 중에는 편의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CJ의 '미네워터'가 있습니다. 미네워터는 물을 구매하면, 물을 나눠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네워터의 접근 방식은 조금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생수 병에 물방울 모양의 QR 코드를 찍어야 기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르는 사람들이 볼 경우에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그려진 일러스트 외 스토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부를 하는 방식의 복잡함과 스토리가 부족한 면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매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건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은 5초가 안 걸린다고 합니다. 5초 안으로 매력적인 이야기가 담길 수 있다면 어떨까? 구매자는 기부한다는 따듯함과 함께 스토리의 재미가 담긴 패키지라면 충분히 매력적으로 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위의 다큐 영상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물 부족 국가의 아이들은 물을 뜨러 가지 않는다면 공부를 하고 꿈을 키울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저희는 물이 기부된다면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접근을 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아래처럼 정리했습니다.
목이 말라서 물을 사러 가본 적이 있습니까? 집에서 물을 구매하기까지 얼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나요? 한국의 경우 집에서 편의점까지 10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즉, 10분 내로 물을 사서 마실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 부족 국가의 어린이들은 상황이 다릅니다. 하루에 3~4시간을 물을 길으러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습니다. 개인의 자유시간도 가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물 부족 국가의 어린이들은 꿈을 꿀 수 없습니다.
물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과 사투를 벌이기 상황이 문제가 아닐까요? 그들에게 물이 충분하다면 세상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그들에게 물을 기부하고자 했습니다. 물이 충분한 국가에서는 물을 구매하면 물 부족 국가에 기부가 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패키지에는 물이 가득할 때 그들의 꿈도 풍성하다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물이 꿈을 키운다는 경험을 패키지를 통해서 느껴보세요!
위의 내용과 함께 물 부족 국가의 어린이와 그들의 꿈을 그린 일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의 꿈은 기타리스트, 경찰, 선생님으로 설정하였죠.
이 프로젝트는 꿈(Dream)과 물(Water)을 조합한 'Dreamater'로 명명했습니다. 타이틀과 어린이 일러스트는 생수병 앞에, 꿈을 그린 일러스트는 생수병 뒤에 배치시켰습니다. 이는 굴절 효과를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물병 뒤에 보이는 배경은 우리 눈으로 보는 것보다 조금 더 크게 보이는 효과입니다.
물이 가득할 때는 뒷 면에 붙여진 꿈이 굴절되어 크게 보이지만, 물을 다 마시게 되면 뒷 면의 꿈이 작아지는 방식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물이 가득할 때 어린이들의 꿈도 커진다는 스토리 말이죠. 이러한 아이디어로 접근한 디자인의 프로토 타입은 아래처럼 만들어졌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원하는 물병을 구하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두툼한 병에 스티커를 붙이고 싶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얇고 긴 물병밖에 구하지 못해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굴절 현상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고자 한 부분은 재미있었는지 수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금융자본이 중심이 된 경제의 시스템 속에서는 불평등이라는 부당한 역동성이 함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 합리성에 따라 이익을 추구하는 선택을 강요받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냉정한 경제논리로 세상에도 손해를 보지만 따듯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선택이 바로 기부가 아닐까 합니다.
즉, 이성적이고 냉철한 경제 논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지만, 인간 본연의 따듯한 마음은 빼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세계에 많은 지식인들은 공평한 사회가 실현될 수 있게 다양한 해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세계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사회에 진정한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여러분들도 세상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보세요. 냉철한 머리와 따듯한 마음으로 만든 생각이 세상을 바꿀지도 모르니까요.
*Dreamater(2012)
Multiple Owners : Heegeun Yoon, Seora Kim, Seulbitna Lee
- Adobe Design Achievement Award, Semi fina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