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으로
보통 공모전은 스펙을 쌓기 위한 행위이자, 취업 등을 준비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공모전이 미래를 준비하는 단순한 수단이 아닌 크레에이터(creator)의 성장 과정으로 바라보길 바라며 글을 작성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제가 공모전을 통해 경험했었던 노하우, 마음가짐, 도전의 흔적과 졸업 후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고생하며 얻은 다양한 것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하고 싶은 말과 공유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보니 글이 길어진 것 같네요. 이러한 글도 이제는 끝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공모전에서 처음 상을 타기 시작한 뒤, 어느 순간부터는 상을 타는 노하우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상을 타는 것보다 친구들과 재미있어 보이는 생각을 구현하는 도전을 즐기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잡지식이 주는 깨알 재미, 이를 조합해 새로운 스토리와 결과물을 만드는 재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공모전 도전기와 같이, 다양한 잡지식들이 연결되어 탄생하는 스토리는 마치 한 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팀원 간 나누는 다양한 깨알 지식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보다 다양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깨닫게 될 쯤이면 학창 시절의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경험했을 것이고, 앞으로 경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쯤에는 무언가 더 해보고 싶은 도전 욕구과 사회인이 된다는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게 됩니다. 사회인이 되면 하루 일과 후 무언가를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마음은 앞서지만, 체력과 시간이 부족한 점도 있고요.)
토이스토리의 버즈를 기억하시나요? 토이스토리에서 버즈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자신이 장난감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망상 증세를 보이고 있었지요. 이러한 증세는 작중 주인공인 우디와 갈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주인공답게 버즈는 자신이 장난감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성장하게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쯤 버즈는 폭죽을 등에 매달고 하늘로 치솟아서 우디와 함께 트럭을 향해 날아가게 됩니다. 버즈는 자신이 장난감인 현실을 깨닫고 '나는게 아니라 멋지게 떨어지는 거야'라고 합니다. 반대로 장난감인 현실을 강조하던 우디는 버즈가 하던 대사인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to infinity and beyond)'를 외칩니다. 이 장면은 버즈와 우디가 장난감이라는 현실의 제약에서 우주비행사와 같은 이상을 펼치며 미래를 개척하는 모습처럼 보이게 되지요.
이처럼 저는 사회인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소박한 이상을 펼치며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더 이상 학생이 아니라는 상황에서의 도전은 과거 마음가짐과 달라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셨나요? 주인공이 이사를 통해 새로운 장소에서 청소년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여기에서 주인공을 대변하는 감정들은 처음에 기쁨, 버럭, 소심, 까칠, 슬픔의 단편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겪는 경험을 통해 단편적 감정이 아닌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감정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즉,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대변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과거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도전하고 성장하게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삼십 대인 저는 학창 시절과 다른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학생 때처럼 상을 타겠다는 열정과 아이디어를 찾는 재미의 감정만으로 도전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삶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는 회사원으로 삶을 지속하다 보면 익숙한 업무 프로세스로 인해, 생각을 하지 않아도 굴러가는 현상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느낌을 '생각하기를 포기한 크리에이터는 생명을 다 했다'라는 두려움으로 해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지속하고, 디자이너로서 사회의 다양한 현상과 흥미로운 잡지식들을 통해 도전을 이어가고자 마음먹었지요. 이 마음은 재미와 열정 그리고 두려움의 감정이 모여 사회인이 된 제게 도전을 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원동력을 바탕으로 저는 현재 학업을 이어가는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학창 시절처럼 아이디어를 찾고 디자인으로 만드는 공모전과 다르지만, 논문과 글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현재의 삶과 도전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과거 경험을 돌이켜 보세요. 누구든 성공을 할 때도 있고, 실수를 할 때도 있습니다. 공모전에서 여러 번 수상했다고 나의 삶이 변하거나, 크나큰 성공을 거머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모든 과정에서 경험한 것들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작은 실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도전과 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공모전을 바라보자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언젠가 졸업을 하게 되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나만의 도전이 곧 공모전처럼 되기도 하니까요!
(감사의 말씀)
어찌하다 보니 아이디어로 국제 공모전에서 많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많은 선. 후배들을 만나며, 지식을 늘려가는 재미와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 기쁨을 발견하게 되었구요.
이 글에서 나열한 공모전의 노하우 및 조언들은 학창시절에 직접 부딪치며 얻은 제 나름의 고군분투기였습니다. 이를 통해 디자인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지금도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구들, 조언을 아끼지 않는 회사와 학교의 선.후배들, 깨달음을 주시는 스승님들께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의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글을 읽으며 응원과 함께 교정에 도움을 주신 Michelle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