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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운의봄 Aug 02. 2022

결혼 생활의 기쁨과 슬픔(7화-공미진)

당신의 결혼 생활은 안녕하신가요?




  아침 여섯 시. 미진은 알람을 끄고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눈곱을 떼고 양치만 한 다음 주방으로 가 앞치마를 둘러멘다. 케일과 사과, 당근, 파인애플을 넣고 비타민 가득한 건강 주스 네 잔을 내린다. 접시마다 삶은 계란 두 개, 그릭요거트, 아몬드, 크랜베리, 그래놀라 등의 견과류, 기호에 따라 곧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통밀빵 몇 장과 크림치즈도 식탁 위에 올린다. 아침 식사 준비를 끝낸 미진은 방으로 가 남편 민철부터 딸 영, 아들 윤을 차례대로 깨운다. 5분 뒤 다시 민철부터 몸을 일으켜 세워 화장실로 보낸다. 여섯 시 오십 분이 되면 가족이 모두 식탁에 앉는다. 미진은 (기숙사에 있는 첫째 설이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한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침 식사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유 있는 식사를 위해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교육해왔다.

  아침 일곱 시 반이면 설거지거리와 미진만 남겨두고 모두가 집을 떠난다. 미진은 식기 세척기에 설거지거리를 넣고 로봇 청소기를 돌린다. 각 방에 어질러진 침구와 옷가지를 정리하고 세탁기를 돌린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미진은 씻고 간단히 화장을 한다. 빨래를 분류해 건조대에 널거나 전기 건조기에 넣는다. 여덟 시 반이다. 이제부터 미진을 위한 시간이다.









  미진은 스물여섯 때 선으로 남편 오민철을 만났다. 미진의 아이들은 '촌스럽게 선이 뭐냐'라고 웃었지만, 어르신들이 집안 내력, 직업, 경제력 다 따져서 해 주는 소개면 선 아닌가? 그게 뭐가 어때서? 라며 반문했다. 민철은 명문대를 나와 K은행 공채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사한 K은행의 기대주였다. 시아버지는 4급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퇴직 후 시어머니와 먹고 살 걱정은 없었다. 엄마에게 ‘안정적인 게 최고’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자란 미진에게 민철의 조건은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예비 시댁에서는 예비 며느리가 결혼 후 첫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남편을 내조하는 데 집중하길 바랐다. 내 아이는 내 손으로 키우겠다는 신념을 가진 유치원 교사 미진의 가치관과도 잘 맞았다.







  첫째 설이를 낳은 후 미진의 인생 목표는 ‘설이를 건강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되었다. 젖먹이일 때는 수유 시간을 기록했고, 이유식을 먹으면서부터는 어떤 재료를 넣은 이유식을 얼마만큼 먹었는지 꼼꼼히 메모했다. 설이가 깊은 밤잠에 들어가면 육아책을 쌓아 놓고 읽으며 월령별 발달사항에 따른 육아 계획을 세워 실천했다.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 학습까지 계획을 세웠고, 설이는 엄마의 계획대로 잘 따라와 주었다. 수재들만 모인다는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는 설이를 보며 사람들은 ‘엄마가 어떻게 했기에 아이가 이렇게 잘 켰냐’라며 입 모아 칭찬했다.

  설이가 네 살 때 둘째와 셋째가 태어났다. 윤이와 영이는 이란성쌍둥이다. 설이에게 적용한 육아 방식을 그대로 윤이와 영이가 받았다. 윤이와 영이도 설이처럼 공부를 곧잘 했다. 미진은, 계획한 대로, 노력한 만큼, 투입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자신의 육아 라이프에 만족했다. 아이들이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며 직장 그만둔 보람을 느꼈다.





 


  금요일은 설이가 기숙사에서 돌아오는 날이다. 주말이면 미진은 특별히 영양을 고려해 식단표를 짠다.

  “요즘 설이가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으니 장 건강에 좋은 재료로 요리를 준비해볼까? 섬유질이 풍부한 메뉴는 뭐가 있지? 그래 이게 좋겠어! 호박고구마, 단호박, 맛밤 넣고 밥 짓고, 소화 흡수를 돕는 들깨 무채 국을 곁들이고, 기력 북돋는 전복까지 더하면 식감도 살리고 영양도 놓치지 않겠어. 자두가 변비에 좋다니 마트에 가서 자두도 좀 사 오고....”

  미진은 유기농 식재료를 파는 푸른 마을에 가서 외식 한 끼를 제외한 주말 다섯 끼 식재료를 사 왔다. 좋아하는 왁스의 노래 ‘화장을 고치고’, ‘오빠’, ‘황혼의 문턱’ 등을 틀어놓고 흥얼거리며 식재료를 다듬고 반찬을 만들었다. 냄비에 물을 붓고 멸치 두 줌, 건새우 한 줌, 다시마 네댓 장을 넣어 멸치 육수를 바글바글 우려냈다. 육수는 차갑게 식혀 냉장고에 넣었다.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는 거야?”

  “응? 음악 크게 틀고 음식 준비하느라 진동 소리를 못 들었나 봐. 어떻게 지내?”

  막내 동생 준호에게 온 전화였다.

  “아 놔.. 스트레스받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 좀 구하려고 전화했어. 아정이가 집안일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 결혼하자고 할 때 여왕처럼 모시겠다고 약속한 게 있어서 스스로 하지 않는 애한테 시키기도 뭣하고. 요즘 나 투잡러인 거 알지? 회사 일하랴, 공방 주문 상품 제작하랴. 집안일하랴. 너무 힘들어서 엄마한테 좀 도와달라고 했거든.”

  “헉. 엄마 놀라셨겠는데?”

  “그러게. 내 생각이 짧았어. 아정이, 엄마한테 제대로 찍혔어. 어떡하지?”

  “준호야, 너 투잡하면 예전보다 벌이가 좀 좋아졌을 테니 일주일에 한 번 청소해 주시는 분 불러. 당분간 엄마 보러 가지 말고. 시간이 좀 지나면 엄마도 잊으실 거야. 그리고 아정이가 읽으면 좋을 살림 노하우 책 보내줄까? 요즘 좋은 강의도 많은데. 아정이가 좀 생활을 계획적으로 할 필요가 있어 보이긴 하더라. 애 밥은 어떻게 먹여? 우유에 개 사료 같은 거(시리얼을 말한다) 타서 아침 대충 챙겨 주지? 설마 너희 쿠0 이런 곳에서 밀키트 사서 먹이는 거 아냐? 레토르트 볶음밥은 또 어떻고? 재료 원산지 알면 못 먹여. 순 엉터리 식품이야.”

  “설이, 윤이, 영이는 누나가 깐깐하게 잘 챙겨 먹이니까 공부도 하나같이 잘하나 봐.”

  미진은 준호 말에 어깨와 입꼬리가 덩달아 올라갔다. 아닌 게 아니라 미진은 주위 사람들에게 ‘애 셋이 어쩜 다 공부를 잘하냐고, 비결이 뭐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속으로는 자신이 아이들 어릴 때부터 계획적으로 스케줄을 관리하고 좋은 음식을 먹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마음과 다른 말을 했다.

  “자기들이 열심히 하니까 잘하는 거지. 아빠한테 공부머리를 잘 물려받은 것 같기도 하고.”

  “그치? 누난 공부머리는 좀 아니었잖아?”

  준호가 장난 끼를 가득 머금고 말했다.

  “야, 내가 그때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내가 애들 공부 스케줄 짜 준 것처럼 엄마가 나한테 그렇게 해줬으면 나도 공부 잘했을 거야.”

  오랜만에 삼 남매가 부대끼며 자란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아이들 공부 스케줄을 관리하는 면만 다를 뿐 미진은 제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었다. 새삼 미진은 자신을 그렇게 키워준 엄마께 고마움을 느꼈다.   






  아이 둘에서 셋으로, 하나만 더 앉았을 뿐인데도 금요일 저녁은 거실이 복작복작하다. 미진은 야심 차게 준비한 건강식을 해 먹이고 설거지를 하며 아이 셋이 나누는 대화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너희는 방금 밥 먹었는데도 먹방 프로그램이 재밌어?”

  TV에 빨려 들어갈 듯 집중한 셋은 엄마 말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설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거 정말 맛있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야.”

  ‘설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뭘까?’

  미진은 그간 자신이 정성을 다해 만들어준 음식 중 어떤 것이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했을지 궁금했다.

  “언니! 나도 저거 좋아해. 저번에 친구들이랑 사 먹었는데 핵맛! 존맛! 침 고여. 추르릅.”

  미진은 설거지 장갑을 조용히 벗고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 아이들이 바라보는 곳을 보았다. 아이들은 먹방 유튜버가 뽑은 ‘레토르트 베스트 5’를 보고 있었다. 설이가 제일 좋아한다는 음식은 ‘비벼먹고’에서 나온 김치 치즈 주먹밥이었다. 순간 미진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아기 때부터 유기농 재료만 사서 환경 호르몬이나 유전자 조작 식품에 노출되지 않게 먹이려고 얼마나 애썼는데, 제일 좋아한다는 음식이 뭐? 고작 저거야? 영이는 뭐? 핵맛 존맛?’

  배신감에 속이 쓰려왔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싱크대로 돌아와 나머지 설거지를 마쳤다. 씻고 나온 민철이 아이들과 함께 먹방 유튜버가 뽑은 베스트 5를 보며 공감을 더하고 있었다. 미진은 식탁에 앉아 차를 마시며 꼬인 배알을 풀려고 호흡에 집중했다.







  - 윤아, 어디야? 집에 와서 간식 먹고 인강 들어야지?

  - 엄마 나 오늘 인강 안 들을래. 친구들이랑 아파트 독서실에서 공부할게. 방금 친구들이랑 편의점에서 컵라면 사 먹어서 배 안 고파. 저녁 안 먹어도 될 것 같아.  


  지금껏 엄마 말에 한 번도 ‘노’라고 말한 적 없는 윤이에게 드디어 사춘기가 온 것 같다. 윤이는 조금씩 엄마의 계획을 벗어나더니 말수가 줄고, 이제 미진이 직접 전화를 걸지 않으면 한마디 말도 없이 저녁 식사 시간이 훌쩍 지나 집에 들어오는 날도 생겼다. 윤이를 보며 용기를 얻은 영이도 이제 자신의 공부 계획은 자신이 스스로 세우겠다고 나섰다.

  “그래. 학습 계획을 스스로 세울 줄 알아야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이 길러지지. 계획 세워서 엄마 한 번 보여줘.”

  학원을 그만두고 인강만 들으며 스스로 특목고 입학 준비를 하겠다는 영이 포부를 인정해 주었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이제 믿고 맡겨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인강을 듣겠다며 방으로 들어간 영이가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궁금했던 미진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다. 열에 다섯 번은 졸거나 책상에 엎드려 있는 영이를 보며 미진은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다. 공든 탑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설이는 고2, 윤이와 영이는 중2다. 설이는 지금 이대로 유지만 해도 국내에서 제일이라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것이다. 윤이와 영이는 이제 대입까지 4년이 남았다. 태어나서 아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를 육아 기간으로 본다면 미진은 후반전의 절반을 지난 셈이다. 폭풍 속에 함몰하는 배를 그대로 지켜볼 수 없었다. 미진은 맘 카페에서 추천받은 유명한 학습 코칭 선생님께 상담 문자를 보냈다.




 




  “엄마 우리도 기름에 튀긴 치킨 좀 시켜 먹자. 응? 달짝지근한 간장 소스 바른 바삭한 치킨 한 입 베어 물면 호랑이 기운이 솟을 것 같아.”

  설이가 징징대며 엄마 옆에 붙어 말했다.

  “엄마 오늘 복날이잖아. 응?”

  영이도 설이를 거들었다.

  “나갔다 들어오면서 재료 사 올게. 프랜차이즈 치킨 집 기름이 얼마나 더럽다고. 엄마가 깨끗한 기름에 유기농 닭으로 튀겨줄게.”

  “나는 간장 소스가 먹고 싶......”

  설이가 혼자서 작은 말로 웅얼거리다가 체념한 듯 말끝을 흐리더니 입을 닫았다.







  예상보다 헤어숍에서 펌 시술이 일찍 끝난 미진은 서둘러 푸른 마을에서 유기농 닭과 유기농 밀가루, 튀김가루, 튀김유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맛있는 냄새가 통로 가득 풍겼다.

  “옆집에서 치킨 시켰나 보네?”

  복날은 복날인 가보다 싶었다. 옆집 사람들이 시켜 먹은 것보다 더 건강하고 맛있는 치킨을 만들어 식탁 위에 올려둘 생각을 하니 가슴 깊은 곳에서 벅찬 뿌듯함이 올라왔다. 미진은 가족들 입에 자신이 직접 만든 건강한 음식을 넣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경쾌한 손놀림으로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암막커튼을 치고 영화를 보고 있는지 거실의 어둑한 기운이 중문 너머 현관까지 전해졌다. 영화 사운드에 미진의 인기척이 묻혔는지 미진이 온 줄 아무도 몰랐다.

  “이게 뭐야?”

  미진이 온 걸 제일 먼저 눈치챈 사람은 윤이었다. 깜짝 놀란 윤이 입으로 닭다리를 물고 뜯던 자세를 멈추지 못한 채 얼른 리모컨을 들고 음소거를 했다. 피자를 손에 든 설이도 그대로 얼음이 되었다.

  “아 너무 맛있어. 이게 천국의 맛이지.”

  영이는 엄마가 온 줄 모르고 시선을 화면에 고정한 채로 치킨을 맛있게 뜯어먹고 있었다. 벼락 맞은 표정인 윤, 설과 미진을 보며 민철이 나섰다.

  “오늘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났는데, 점심을 못 먹었어. 오늘 복날이기도 하고. 엄마 헤어숍 갔다고 해서 아직 오려면 한참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민철은 말을 하면 할수록 미진의 표정이 나빠지고 있음을 느꼈다.  

  “손 씻고 어서 와서 같이 먹자.”

  민철은 말을 하고는 미진의 눈치를 보며 괜히 헛기침을 한 번 했다. 미진은 선 자리에 식재료 봉지를 떨어트렸다. 윤과 민철은 식재료 봉지를 얼른 집어 냉장고에 넣었다. 안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미진을 기다리던 설이가 식은 치킨을 에어 프라이기에 넣고 데웠다. 피자도 전자레인지에 넣어 2분간 돌렸다. 따끈하게 데운 피자와 치킨이 거실에 도착하자 영이는 보던 영화를 다시 재생시켰다. 안방 문만 바라보던 민철도 아이들의 흥을 깨트리지 않으려는 듯 미진이 오기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돌아갔다.







  방에서 나온 미진은 얼음 잔에 콜라를 가득 부어 먹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더 이상 내려놓을 것도 없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맛있게 먹고 뒷정리 깔끔하게 해 놔. 나는 오늘 휴가야. 나가서 놀다 올 테니 넷이서 계속 즐거운 시간 보내.”

  거실에 있던 네 사람은 잠시 움찔하는 듯했지만 나가는 미진을 아무도 잡지 않았다. 자전거에 올라탄 미진은 한강을 향해 달렸다. 페달을 아무리 내저어도 텅 빈 가슴이 채워지지 않았다.


  미진은 한강 둔치 편의점에 들어가 500ml 맥주 한 캔을 샀다. 안주거리를 스캔하다가 매스컴에서만 보던 한강 즉석 라면 코너를 발견했다. 꼬들하게 끓인 라면, 맛김치, 맥주를 챙겨 야외 테이블에 나왔다.

  “내가 이 라면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지들 먹고 싶을까 봐 나도 안 먹고 이십 년 가까이 참았는데. 뭐? 나 몰래 치킨이랑 피자를 시켜 먹었어? 인생 참 계획대로 안 되는구나.”


  라면 한 점을 후루룩 빨아 당긴 미진은 맥주 캔을 따서 시원하게 들이켰다. 라이딩 후 라면과 맥주의 조합이 끝내줬다. 몇 시간 전의 배신을 잊을 만큼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일을 잊고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었다. 맥주 한 캔과 한강 라면을 다 먹어치운 미진은 편의점에 들어가 새우과자와 맥주 한 캔을 더 사서 나왔다. 취중 라이딩도 단속 대상인가. 에라 모르겠다. 안 되면 자전거 묶어두고 택시 타고 집에 가면 되고. 안 되면 찜질방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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