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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Bit; 빛. 04화

Bit. 1.3

새로운 환경에서 발견한 가능성

by Youhan Kim

조울증이라는 도전은 그를 마치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 속으로 끌어들이듯 혼란의 중심으로 밀어넣었다. 매일 아침이 다가올 때마다 그는 또다시 길을 잃은 듯한 느낌에 휩싸였다. 어딜 가야 할지, 어떻게 그 출구를 찾아야 할지 알 수 없는 혼란. 그는 마치 벽에 머리를 기대고 숨을 고르며 미로의 경로를 다시 그려보는 자신을 상상했다. 세상의 모든 방향이 뒤섞이고, 길을 잃은 자만이 알 수 있는 그 침묵 속에서 그는 여전히 걷고 있었다.




하지만 그 혼란 속에서도 그는 뜻밖의 빛을 발견했다. 성소수자로서 자신을 받아들이고, 조울증을 관리해가는 과정은 그에게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듯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복잡한 미로는 끝이 없을지 몰랐지만, 그는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벽 뒤에 숨겨진 출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처럼, 그는 자신의 잠재력을 마주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그의 앞에 펼쳐졌다멘사라는 이름으로.


국제멘사는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문과 같았다. 세상에서 지적인 교류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 멘사. 그 공간은 처음에는 너무 멀고 낯설게 느껴졌다. 그의 삶은 감정의 기복 속에서 방향을 잃고 떠돌았고, 그 혼란 속에서 멘사는 그에게 단순한 교류 이상의 의미를 던졌다. 처음엔 그저 너무나 특별한 사람들의 모임처럼만 보였지만, 점차 그는 그곳에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란스러운 사고 속에서도 강렬하게 느껴지는 그 집중력과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 그래서 그는 멘사 시험에 도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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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그에게 마치 미로의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기분을 주었다. 이전에 걸었던 길과는 다른 복잡함 속에서, 그는 자신의 지적인 능력에 대해 더 깊은 탐구를 시작했다. 모든 게 너무나 빠르게 움직였지만, 그 속에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멘사 회원으로 가입했을 때, 그는 자신에게 새로운 확신을 얻었다. 그 미로의 복잡함 속에서도 그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러나 그 성취감이 단순히 기쁨만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멘사 회원이라는 타이틀은 마치 세상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와도 같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벽을 세우기도 했다. 성소수자로서, 조울증을 겪고 있는 그에게 멘사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지만, 그와 함께 더 많은 도전과 책임을 짊어지게 만들었다. 높은 지능은 마치 열쇠가 맞는 문을 열 수는 있었지만, 그 문 너머에 있는 세계는 때로는 너무나 외로웠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높아졌지만, 그 깊이와 속도는 종종 그를 더욱 고립시키는 벽이 되었다.


높은 IQ는 종종 축복이지만, 그 축복이 불러오는 무게 또한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지적 우월함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마다, 그 미로 속에서 더 복잡한 문제들에 부딪혔다. 그는 이제 자신의 지능이 단순히 축복이 아니라, 더 큰 책임과 무게를 안겨주는 것임을 깨달았다. 멘사에서의 교류가 그에게 성장과 배움을 안겨주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자신의 한계를 더 분명하게 마주해야 했다.




조울증으로 인해 그의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을 때에도 멘사는 그에게 일종의 방패막이 되어주었다. 감정의 기복이 일어날 때마다, 그는 멘사에서의 지적인 활동에 몰두하며 그 혼란 속에서 자신을 지탱할 수 있었다. 마치 미로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더라도, 그 미로의 구조를 이해하고 다시금 길을 찾아가는 법을 배운 것처럼. 멘사는 그의 삶에서 언제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했지만, 그 길이 평탄하지 않다는 것 또한 그는 깨닫게 되었다.


멘사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그 가능성은 또한 그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안겨주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혼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때때로 혼란스럽지만, 그는 그 속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갈 힘을 얻었다.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든, 그는 두렵지 않았다. 이제는 그 미로 속에서조차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니까.




이제 그는 자신의 삶에 또 다른 색을 더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새로운 길이 그를 어디로 이끌든, 그는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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