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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히 Dec 15. 2020

몸이다~ 몸이다~


지난주 초 왼쪽 허리에 통증이 있었다. 원인은 모르겠다. 뭐 그렇게 아프다거나 한 건 아니고, 약간 불편한 정도의 느낌. 그냥 그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그러다 말지는 않았다. 점점 불편한 정도가 심해져갔다.


네이버에 왼쪽 허리 통증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해봤다. 자동으로 검색어가 완성될 정도로 왼쪽 허리 통증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내용인즉슨, 자세가 안 좋거나, 비만 등이 원인일 수 있다 했다. 왼쪽이라는 단어만 쳐도 아랫배부터 갈비뼈, 가슴 통증까지 다양한 통증 부위가 나왔다.


통증은 계속됐다. 한의원에 가서 침 맞고 이젠 괜찮겠지 싶었는데 여전했다. 혹시 허리 디스크 아닌가 걱정도 됐는데, 다리가 저리거나 하지는 않으니 디스크는 아니겠다 싶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꼴이었는지 모른다. 그냥 눈 딱 감고 병원에 가는 게 최선이었을 텐데, 병원 가기는 왠지 두려웠다.


일요일에 결국 안 되겠다 싶었다. 아침에 아무런 문제 없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 깨닫게 됐다. 허리 통증 때문에 정말 기를 쓰고 일어났다. 이러다 못 일어나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당장 일요일에 문 여는 정형외과를 찾았다. 다행히 문 여는 곳이 있었다. 병원 가는 길, 차에 오르고 내리는 것조차 힘들었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보내는 게 정말 아무렇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먼저 엑스레이부터 찍었다. 엑스레이를 찍기 위해 침상에 오르는 거나, 진료를 받기 위해 침대에 오르는 거나, 모든 오르는 것들이 정말 힘겨웠다.


다행히 엑스레이 상으로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척추 이곳저곳을 눌러보면서 아픈지 물어봤다. 눌러서 아픈 곳은 없다 했더니, 인대를 풀어주는(설명을 제대로 못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주사를 놔줬다. 그리고 땅 팔 때 드드득 소리 나는 것 같은 의료기기로 마사지(?) 비슷하게 해 줬다.(이것도 뭐라 설명을 했는데 제대로 못 들은 것 같다) 그리고 3일 치 약도 지어줬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니 살만한 상황이겠다. 그래도 혹시나 또 아파올까 조심조심하고 있다.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었던 일요일 아침을 떠올리면 세상만사 모든 일을 제쳐두고 몸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아파보니 알겠다. 건강이 최고라는 걸.


요즘은 좀 덜 하지만, 예전에 주구장창 담배를 피웠던 거,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셨던 거, 소화시킬 새도 없이 허겁지겁 음식들을 집어삼켰던 거,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거에 아무런 고마움도 없었다는 거, 진심으로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건강이라는 게 내 의지대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노력이라는 걸 해야겠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었다. 단순하게 살기 위해서는 내 몸 건강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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