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히 Dec 07. 2020

온갖 잡생각이 날아든다~

최근에 명상을 시작했다. 명상 앱을 깔고 과감하게 1년 이용권 결를 했다. 명상은 예전부터 꼭 해봐야겠다 마음먹었던 것 중 하나다.


일주일 간 따라 하는 명상 기초 연습 코스가 있었다. 주 내용은 호흡이었다. 호흡에 집중하는 거였다. 처음 몇 차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은 후 평상시대로 숨을 쉬라 했다. 그리고 숨을 쉬는 거에만 집중하라 했다.


간혹 심호흡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무심히 흘려 들었던 심호흡의 뜻을 살펴보니, 심호흡(深呼吸), 즉 깊게 숨을 쉬고 내뱉으라는 뜻이었다. 의식적으로 허파 속에 공기가 많이 드나들도록 숨 쉬는 호흡의 방법이라고 나와 있다.


하긴 살아가면서 호흡에 집중하는 때가 얼마나 될까 싶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게 호흡이지만, 마치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호흡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간다.


어쩌면 생명의 근원, 내가 살아가는 근원, 기본 중의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인 것 같았다. 다른 그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것이지만, 평상시엔 가장 무심하다 할 수 있는 호흡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였다.


일주일 따라 해 보니, 호흡에 집중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머릿속에 파리가 앵앵거리면서 돌아다녔다. 온갖 잡새가 날아들듯, 잡생각이 들락날락했다. 잡생각이 드는 거에 너무 개의치 말라했다. 당연하다 했다. 다시 호흡에 집중하면 된다 했다.


아직까지는 명상의 효과를 잘 모르겠다. 여러 명상법이 있었는데, 내 몸을 훑는 바디스캔 명상도 있었다. 소중한 내 몸 구석구석을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거였다. 역시 내게 가장 중요하지만 평소 그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들이다.


호흡에 집중하는 거, 어떻게 보면 ‘주유소 습격사건’의 유오성이 한 놈만 패는 거, 그리고 ‘넘버3’의 송강호가 너, 황소, 나, 최배달, 소뿔 잡고 소뿔 빠개질 때까지 들입다 치는 거처럼 단순하게 살아가는 방법일지 모르겠다.


아직은 내 머릿속에 파리가 참 많이들 날아다닌다. 파리를 잡아봐서 알지만, 파리채 없이 파리 잡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뭐, 명상 앱에서는 굳이 파리를 다 때려잡을 필요는 없고, 파리가 그냥 날아다니고 있구나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어쨌거나 파리가 앵앵거리면 거슬리는 게 분명하니, 기왕이면 파리를 없애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명상이 파리채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전 03화 멀티태스킹? 그런 건 모르겠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