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 여러 일을 한 번에 한다는 의미다. 컴퓨터에서 여러 작업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간혹 여러 일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처리해야 할 때가 있다. 아니 동시 다발적으로 생겨날 때가 있다. 멀티태스킹을 해야 하는 상황. 그럴 땐 일단 머리가 복잡해진다. 평상시 하던 일이랑 좀 다른 종류의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에 읽고 있는 ‘당신의 뇌는 서두르는 법이 없다’라는 책에서는 조바심에 대해 다룬다.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초조와 불안을 느끼는 것이 조바심인데, ‘조’(곡식)와 ‘바심’(타작을 뜻하는 우리말)의 결합어로 ‘조를 타작해 낟알을 거두어들인다’는 뜻이란다. 낟알이 작다 보니 힘을 좀 세게 주면 엉뚱한 데로 날아가고, 힘을 덜 주면 잘 떨어지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해져서 조바심이라고 유래를 설명한다.
조바심은 1, 무언가 해야 할 것, 혹은 하고 싶은 것이 있고 2, 혹시 일이 잘못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이 있고 3, 시간적 제약이나 압박을 느끼는 경우에 생긴다고 말한다.
나도 학창 시절에 그랬지만 딸 역시 시험기간에 유달리 신경이 곤두세워지는 걸 보면 엄청난 조바심을 느끼는 게 틀림없다. 나 역시 업무를 하면서 마감 시한이 정해져 있거나, 뭔가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겨날 때면 늘 조바심을 느끼곤 했던 것 같다. 문제는 일상에서 조바심을 느낄만한 상황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멀티태스킹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뇌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게 가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딸아이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잘도 하는 것 같지만, 내 경험으로만 본다면 공부에 집중을 해서 음악이 들리지 않거나, 음악에 집중해 공부가 안 되거나이다. 유일하게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면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걸으면서 음악을 듣거나인데, 동시에 머리를 쓰는 일이 아니라면 가능했던 것 같다.
이런 멀티태스킹적인 상황에서 조바심을 없애는 방법은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무대포’ 역을 맡은 유오성은 여럿이서 한꺼번에 덤비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백 명이든 천 명이든 난 한 놈만 패”라고 말한다.
영화 ‘넘버 3’에서 송강호는 무데뽀 정신에 대해 무도인 최영의(최배달)가 황소 뿔도 여러 개 작살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 소냐? 너 황소. 나 최영의야. 그리고 그냥 소뿔 딱 잡어. 잡고 무조건 내리치는 거야. 소뿔 빠개질 때까지.”
여러 일들이 갑자기 몰아칠 때, 괜히 여러 놈들 신경 쓰지 말고, 한 놈씩만 패가는 것, 그리고 조바심이 일어날 때, 그냥 조바심의 그 대상 딱 잡고, 빠개질 때까지 내리치는 것, 그것이 아메바처럼 살아가기의 정답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