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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히 Dec 25. 2020

루틴하게(feat. 새벽 4시 반)

예전에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히트를  적이 있었다. 어, 내가 되고 싶은 인간인데 하며 대뜸 책을 사서 읽었다. 실은 책 나오기 한참 전부터 난 아침형 인간이 되면 좋겠다 꾸준히 생각을 해왔던  같다.


고등학교 시절, 새벽 4시쯤 일어나겠다고 저녁 10시부터 잠을 자기 시작해7시쯤에 일어나는 일을 반복했던  같다. 당연히 새벽 4시에 일어나지 못했고, 설사 새벽 4시에 일어났다 해도, 꾸벅꾸벅 졸다가 7시쯤에야 어쩔 수 없이 눈이 말똥말똥해졌던  같다.(학교는 가야 하니까) 아침형 인간으로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도전은 오히려 잠을  많이 자는 계기가 됐다.


그러다 ‘하버드 새벽 4시 반’이라는 책이 또 내 눈길을 끌더니만 최근 김유진 작가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이 확 다가왔다.


책 이전에 이미 유튜브를 통해 이 작가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유튜브 잘 아는 딸아이가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는 변호사가 있다고, 나도 4시 30분에 일어나야겠다고 호들갑을 떤 터였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밥 먹듯 실패했던 새벽 4 기상, 그리고 ‘아침형 인간때는  새벽 4시에 일어나기만 하면 부제처럼 인생을 두배로  수는 있겠다 싶었지만 굳이 꼭두새벽부터 일어날 필요성이 전혀 없었고,  책이 나왔던 당시(2003) 생활이 새벽 4시에 일어나기 한 최적화된 생활 패턴이 절대 아니었기에, 새벽 4시는 그냥  세상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김유진 변호사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내용이야 뭐 책 제목처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다는 것일 테고, 도서관에서 빌리려 했는데, 아침형 인간이 되려는 사람들이 많은지 다 예약이 완료된 터였다) 김유진 변호사 유튜브 몇 편을 보면서, 그래 이 참에 다시 아침형 인간에 도전해 보자며 알람을 4시 30분으로 설정했다.


알람이 울리던 첫날, 당연히 예상한 대로 4시 30분 기상 실패. 뭐 당연하다 싶었다. 지금껏 그렇게 밥 먹듯 실패를 해왔는데, 성공할 리가 없지 싶었다. 둘째 날, 좀 독하게 마음먹고 4시 30분에 일어나려 했지만, 10분만 더라는 생각에 발목이 잡혔다. 그나마 5시 30분에는 일어났으니 다행.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생겼다. 세 번째 날부턴가, 어찌어찌 눈이 떠졌다. 물론 심봉사 눈 뜨듯 번쩍 눈이 떠지지는 않지만, 어쨌든 일어나는데 성공 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기 위해 다양한 도구들을 준비해 놓긴 했다. 좀 흥미롭다 싶은 소설책을 읽다 남겨놨더니, 소설을 읽기 위해 잠이 깨는 신비한 경험을 했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는 일전에 1년 정기 구독한 명상 앱으로 명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늘 생각만 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108배 앱도 깔아놨고, 나이키 런클럽 앱에 이어 나이키 트레이닝 앱도 깔아놓고 새벽 홈트레이닝을 하겠다 마음은 먹고 있다.(2021년 새해부터)


중요한 건 새벽 4시 30분 기상을 한 10일 정도 꾸준히 지속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새벽 4시에도 잠을 깼다. 요즘에 루틴하게 하는 일이 몇 가지 생겼는데 새벽 4시 30분 기상도 루틴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걸그룹 트와이스는 어떻게 내가 움직일 수 없게 날 우아 우아하게 만들어 달라는데 나는 요즘 어떻게 내가 잡생각 나지 않게 날 루틴 루틴하게 만드는 작업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루틴을 많이 만들어놓는 삶이 아메바처럼 단순하게 사는 삶의 방법이 아닐까 싶은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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