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죽었다.
신은 죽었다
Gott ist tot
이 문장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긴 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유명한 문장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문장의 의미를 알까?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신을 죽인 인간, 프리드리히 니체
이라는 오명으로 우리는 얼마나 니체와 저 문장을 오해해 왔을까? 만약 지금 누군가 니체에게 가서 "당신이 그 유명한 신을 죽인 남자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니체는 어이가 없어서 이마를 탁 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니체는 신을 죽인 적이 없습니다. 그는 살인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입니다. 오히려 그는 잔혹한 살인현장을 목격한 충격 때문에 평생 고통받은 피해자 이기도 합니다.
'니체'라고 한다면 우버멘쉬, 즉 초인을 떠올립니다. 니체의 사진을 보면 어딘가 맘에 안 들어 보이는 언짢은 표정과 얼굴 밖까지 튀어나온 콧수염 때문에 당연히 니체를 기존쎄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니체는 생각보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하며 오히려 유리멘털에 가까운 인물이었습니다.
니체는 '신 죽이기'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죽어있는 신을 발견하고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만일 신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합니다. 신이 없다면 우리는 알베르 카뮈의 "왜 자살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신의 형상을 닮은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의 위대한 계획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그 역할을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도덕이란 그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인하거나 도둑 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약한 자를 돕고 죄인에게 자비와 관용을 베푸는 거의 유일한 이유는 그가 그렇게 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이 죽었습니다. 니체는 그 끔찍한 광경을 봐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 소식을 알렸습니다.
신이 죽어버렸어! 사실 우리는 신의 형상을 닮은 존재들이 아니야. 생물학적으로는 우리나 저 돼지들이나 다를 게 없는 거야.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역할? 그딴 건 존재하지도 않아. 이젠 우리가 죄를 짓지 않는 이유는 단지 법의 처벌이 무섭기 때문이야. 그 이상의 도덕적 윤리적 근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선인은 천국에 가고 악인은 지옥에 간다는 건 모두 헛소리야. 이 삶이 끝이야. 남을 속이거나 피해를 주더라도 이 삶에서 최대한 성공하는 것이 이젠 최고의 도덕이 되어버렸어. 이젠 우린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지? 우린 이제 어떡하지? 우리가 신을 죽여버렸어...
신은 죽었다
Gott ist tot
니체가 이 소식을 알린 지 100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들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무엇인가요?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대답이 나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중요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억지로 외면한 채 대충 넘겨버립니다. 사실 니체가 살던 당시 사람들도 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를 가지기 시작한 사람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 질문들을 한 사람은 니체뿐이었습니다. 저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도 니체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물쩍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두 번의 세계대전과 핵무기 개발, 냉전과 수많은 학살을 겪었습니다.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앞서 우리는 더 이상 이 질문들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대답을 해야 합니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
여러분의 대답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