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지오 Sep 20. 2022

앞에


일러두기


* 통계 자료, 그래프, 수치 나열은 지양했다. 이 책은 교양서이다.

* 목차에서 '철학' 파트를 우선 읽고, 나머지 파트는 원하는 순서로 읽으면 된다.

* 예시로 등장하는 브랜드는 필자와 협업한 곳들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 패션 브랜드이지만, 그들의 원칙은 범용성이 있어서 다른 업계에도 적용 가능하다.






나의 직업은 브랜드 라이터(Brand Writer)이다. 브랜드를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집필한다. 특정 브랜드를 탐구하여 글을 쓰기도 한다. 직업 특성상 브랜드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이 있다. 안정적인 브랜드는 특정 원칙으로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중심이 단단하다. 그들이 오랫동안 업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요즘 브랜딩이란 단어가 자주 보인다. 브랜딩이 무엇인가. 흔히 알려진 의미로는, 브랜드만의 고유함 구축이다.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를 떠올릴 , ' 브랜드는 가죽의 고급스러움을 어느 브랜드보다  표현해,  브랜드는 오지 탐험가들을 위한 강한 옷을 만들어' 따위를 연상하게끔 하는 것이다. 나는 브랜딩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해석한다. 로고를 만들고, 비품을 구비하고, 영업을 ,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후 관리 절차를 모색하고, 고객과 직원을 대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앞날을 대비하고, 홍보 전략을 짜고, 다른 브랜드와 협력하는 모든 행위가 브랜딩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단어  그대로 브랜드를 가꾸면서 전진하는 Branding 셈이다. 브랜딩은, 브랜드를 이루는 요소의  결과물이다.


브랜딩은 원칙을 지켰을 때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원칙이 브랜드의 나침반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오늘 생겨난 유행이 내일 구식이 된다. 소비자의 취향은 밤사이에 변하며, 브랜드에게 참견을 일삼는 자들이 즐비하다. 매일 새로운 브랜드가 생기고 또 사라진다. 기성 브랜드를 위협하는 신성이 등장하며, 브랜드가 확장하여 구성원이 늘면 통합이 버거워진다.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원자재가의 상승과 전염병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들이닥친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줏대가 없으면, 브랜드는 휘둘리고 만다. 그러므로 브랜드는 외풍(外風)이 가득한 현실을 헤쳐 나갈 기준점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원칙을 다룬다. 총 12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류는, 철학, 친절, 전환, 집념, 인내, 책임, 청결, 실속, 소통, 품질, 객관, 반복이다. 내가 3년 가까이 크고 작은 브랜드를 조사하고 인터뷰하면서 발견했다. 지엽적인 원칙은 제하고 어느 브랜드에나 도움이 될 것들만 추렸다. 서두에서 말한 안정적인 브랜드들이 이 12가지 원칙 중 하나에 중점을 둔다. 그들은 원칙 하에서 의사 결정을 하고, 과오를 바로잡고, 다음을 구상한다. 불확실한 감에 의존하거나 누군가의 입김에 주의를 뺏기거나, 사소한 감정에 휩싸인 채 브랜드를 키워 나가지 않는다. 어찌 보면 12가지 원칙이 경제경영 서적에 나오는 관념적인 이론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원칙 준수로 실제로 득을 보는 브랜드를 관찰하면서, 그것들의 심오함을 나는 확신했다.


브랜딩을 고민하는 사업가나 자영업자, 예비 창업가 그리고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여 몇 자 적었다. 다만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12가지 원칙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리고, 응용할 것은 응용하며 당신만의 원칙을 찾길 바란다. 그 원칙으로 당신의 브랜드가 굳건하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2022년 7월

권오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