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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지오 Sep 20. 2022

뒤에


어떠한 존재든지 극치는 단순하다. 나는 여러 브랜드의 브랜딩 사례를 공부하면서 그것이 맞는 편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현업에 종사하는 브랜드 대표들을 인터뷰한 이후부터는 그것이 사실임을 확신했다. 그들은 군더더기 없이 브랜드를 이끌었다. 브랜드 철학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철학을 뒷받침할 한 두 가지 행동 원칙을 지킨 것이 그들이 한 노력의 전부였다. 물론 시대의 운과 인맥도 그들의 브랜딩에 적지 않은 보탬을 주었으나, 효과는 단기적이었다. 그 뒤로는 다시 브랜드 스스로 앞으로 전진해야 했다.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엎치락뒤치락하는 시대에서 반짝 힘을 내는 것들은 브랜드의 존립을 보장하지 못했다. 브랜딩 콘텐츠에 나오는 휘황찬란한 브랜딩 비법과 경영 전략, 오만 가지 심리술 역시 매한가지였다.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아득했다. 브랜딩이 필요한 사람들은 그 아득한 괴리 속에서 방황했다.


나는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직접 브랜딩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난해한 학문적 서술과 용우한 논거와 번잡한 도표에 기대지 않고, 나의 눈 귀로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만을 담은 브랜딩 글을 쓰고 싶었다. 내용이 어렵지 않되 현실적인 쓸모를 지닌 책을 집필하는 것이 나의 취지였다. 단순한 원칙만으로 자리를 잡은 브랜드가 많은데, 이를 펼쳐내는 모양새도 그러해야 한다고 나는 보았다. 첫 시작은 패션 업계의 이야기로 운을 띄었다. 나의 오랜 취미이자 업계 관계자들을 가장 많이 만난 분야여서 과업을 행하기에 부담이 덜 했다. 다른 업계의 이야기는 조금 더 보완하여 다음에 논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브랜딩이 수단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삶의 편리함을 위해 쓰는 수단이다. 스마트폰이 활용하기가 까다로우면 어떨까. 쓰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우리가 취하는 모든 수단은 구조가 간단해야 한다. 그래야 수단이 지닌 기능을 삶에 적용할  있다. 시장의 종류를 막론하고, 경쟁 강도는 적정 선을 넘어섰다. 그런 시장에서 행동과 인지의 방식이 난잡하면, 브랜드는 환경을 직시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가볍고 알찬 브랜딩 원칙이 필요한 때이다. 명인의 몸짓은 어수선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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