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고 싶었다> #62
“사르륵사르륵”
잠에 들기 위한 스스로와의 기나긴 싸움이 시작을 알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편안함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이불과 침대 사이에서 한바탕 씨름을 시작했다. 그러다 일어나서 한숨을 쉬어보며 반드시 이번에 누우면 잠들어 보겠노라 다짐도 했다. 역시나 실패다. 이런 잠들기 전의 치열한 다툼을 근 이십여 년 동안 해왔다. 가끔 잠을 쉬이 들지 못하는 나의 고민을 들은 지인은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라며 해결책을 알려 주기는 하지만.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들면 될 만큼 쉬운 일이지는 않다.
‘째깍째깍째깍’
이불과의 싸움을 쉴 새 없이 반복하다 들어 본 휴대폰에는 어느덧 새벽 두 시임을 알리는 숫자가 적혀 있기 십상이었다. 분명 잠을 자려 노력은 어제의 날부터 시작했는데 잠에 들게 되는 것은 눈을 떠야 할 오늘의 날이라는 사실에 더더욱 기분이 나빴다. 그렇게 불면과의 싸움에서 진 나는 심장이 벌렁대고 있음을 깨달았고 오늘도 쉽게 잠을 잘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짜증 섞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태호야 넌 왜 잠을 제대로 못 드니 대체. 잠시 전원 끄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도 자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실수를 저지르고야 말았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는 바람에 늘 깊은 답답함으로 나를 인도했다. 그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을까 어두컴컴함 마저 답답하게 느끼게 만드는 방에 향초를 켜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그마한 주황빛의 향과 은은한 향이 나 홀로 채우고 있던 방을 같이 채워주기 시작했다. 왠지 모를 따스함이 느껴졌다. 무언가가 감싸 안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포근함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 포근함은 나에게 조금 더한 욕심을 갖게 만들었다. 왠지 모를 위로를 받고 싶었다. ‘수고했어’ ‘잘했어’와 같은 이야기가 아닌 나와 비슷한 감정을 공유받아야 할 것만 같았다. 눈을 감은 상태로 머리 맡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잠에 들기 위해 던져두었던 핸드폰을 집어 들기 위해서. 그리고는 ‘종현’ ‘김준수’ ‘정준일’ 이 세 가수를 연달아 검색해 재생목록 하나를 만들어 냈다.
‘날 잠들게 해 줄 위로의 노래’
마침내 몇 시간 후에 눈을 뜰 차례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