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발표 불안러

가슴이 벌렁, 손에 땀 줄줄

by 태리우스

think balance no.8

프로 발표 불안러



발표! 생각만 해도 벌써 심장이 벌렁거리고 걱정이 몰려오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본인이 한일전 축구경기를 보면 꼭 우리나라가 진다고 생각하고 경기를 안 보기도 합니다. 길을 걷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무리와 눈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자기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자기소개를 하거나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처럼 사람이 적으나 많으나 자신이 노출되는 경우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두려워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타인은 나를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숨어있습니다.


조금 더 나간 사람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기를 중심으로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입니다. 대학생 A가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가고 있었습니다. 강의실 문을 열자 일찍 온 학생들이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지 즐겁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중 한 명과 눈이 마주치자 그 학생은 바로 눈을 피하였습니다. A는 그 학생이 자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웃고 있었던 이유가 자기를 비웃고 있었다고 단정 지게 되었습니다. A는 당장이라도 학생들에게 달려가 왜 나를 비웃냐고 따지고 싶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모멸감이 밀려와 폭발하려는 순간 교수님이 강의실로 들어왔습니다. 당연히 수업내용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수업시간 내내 그들이 왜 자기를 비웃었는지 이유를 찾았습니다.





왜 이런 인지적 오류를 갖게 되었을 까요?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어렸을 적 부모로부터 통제와 감시를 받았을 경우와 학창 시절 소위 노는 학생들에게 크던 작던 정신적 피해를 받은 경우입니다. 부모의 시선이 자신의 잘못을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잘못된 행동에 대한 처벌이 즉각적이라면 부모는 나를 혼내기 위해서 나의 잘못을 찾기 위해 나를 유심히 보면서 감시하고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그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학창 시절이나 직장생활에서 자기를 그렇게 대하는 실제적인 경험을 반복하게 되면 신념은 더욱 강화됩니다.

학창 시절 노는 아이들의 표적이 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표적을 노려보고 폭력, 갈취, 협박을 하는 미친 학생들의 학대를 받은 학생들은 사막의 미어캣처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늘 불안하기 때문에 경계심이 심하고 두려움이 많습니다.


인격이 형성되는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그러한 정글 같은 환경에 있게 되면 세상은 나를 감시하고 통제하고 처벌하는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다고 정의하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의 부족한 점, 잘못된 점, 약한 점만을 지적한다면 부모를 통해 세상을 보는 아이는 세상도 자신을 부모처럼 본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부모가 자녀의 잘한 점, 장점과 강점을 칭찬해 주고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 비난하는 것이 아닌 따뜻하게 감싸주고 잘못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세상도 나를 비난하거나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긍정적이고 따뜻하게 본다고 생각합니다.


학창 시절 덩치가 크다고 싸움을 잘한다고 약한 친구들에게 횡포를 저지른 녀석들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아픔에서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적게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나를 강하게 하는 보약이었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 세상은 약자를 함부로 대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줘서 고맙다. 약해지지 않도록 나를 채찍질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 하지만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져버린 학교폭력 피해자 분들을 위해서는 법적인 보호와 심리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다른 사람 앞에 서는 것이 너무 불안하고 괴로울 정도라면 자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연습을 해보세요. 나를 그렇게 대해주는 친구를 만나세요. 나의 부모는 나를 엄하게 대했지만 나는 부드러운 부모가 돼서 자신을 대하는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나를 보는 시선이 부정적이고 징벌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세상이 나를 좋아한다고 느낍니다. 나를 먹잇감으로 생각했던 녀석들 때문에 괴로웠지만 실상 그들은 소수였고 졸업하고 나면 동네 아저씨, 아줌마일 뿐입니다. 다른 수많은 친구들은 나를 친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그렇게 세상과 타인을 인식하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거나 발표를 해도 전혀 떨리지 않게 되죠. 오히려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됩니다.


부모의 시선은 자녀의 인지와 인격을 형성 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끼칩니다. 자식을 미워하고 잘 안되길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모두 자식 잘 되라고 하는 거지요. 마음은 소중하지만 방법이 틀렸다면 고쳐야 합니다. 냉정한 감시자의 시선이 아닌 자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인격적으로 조언해 준다면 세상도 자신을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고 좋아한다고 느낄 것입니다. 어느 누구 앞에서도 떨지 않는 강철멘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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