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다른 오늘 시도하기
삼일동안 시간 나는 대로 오천 보 걸었다. 설렁설렁 운동한 듯 안 한 듯 그래도 걸은 게 어디야를 말하며 위안 삼았다. 다가오는 휴무 날 제대로운동해야지라는 마음도 있었다.
어김없이 목요일이 왔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다시 자기엔 너무 아깝다. 오늘만 기다린 사람처럼(맞지만) 출근하는 날은 나도 모르게 보상심리가 생긴다. 알람이 연장된다. 쉬는 날이 더 분주하다. 여섯 시에 눈을 떠 SNS에 새로 올라온 피드를 훑었다. 이럴 시간 없다. 딸아이가 주문한 유부초밥을 만들어야 한다. 요 며칠 빵만 먹여서 미안했다. 맛있게 먹어주는 딸내미 보니 또 흐뭇하네.
목요일이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는 이유가 있다. 오로지 나만의 하루를 만들기 위해서다. 어제와 다르게 시작하는 오늘은 나를 먼저 챙긴다는 의미다. 쉬는 날은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연다. 밤 운동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아직 매일의 루틴은 아니다. 그래서 가끔 해내면(?) 할 말이 많아진다. 어쩌다 커피로 인해 잠이 들지 못한 날 강제로 새벽기상을 할 때가 있다. 이렇게라도 새벽에만 느낄 수 있는 고요한 시간을 맞이하면 어제 출근하는 보상으로 푹 잔 나를 원망도 해본다. 이어지는 자책은 의미 없다. 다시 시도하면 되니까.
첫째, 기분 좋은 하루로 시작한다. 어떤 일을 해내고 시작하는 오늘은 또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게 만든다. 신선한 공기로, 햇살로, 푸른 나무로,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는 사람들만 보아도 힘이 난다. 공원에서 듬뿍 받은 에너지로 긍정적인 하루를 이어간다.
둘째,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운동해야 되는데'라는 미련이 없다. 오전에 운동을 하지 않은 날은 퇴근 후 해야지라고 생각한다. 은근히 에너지를 잡아먹는다. 오늘 해야 할 목록을 하나 제거했다. 숙제 끝.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셋째, 아침 운동은 하루의 리듬을 바꿔준다. 뿌듯함으로 가득 채운 아침은 변화의 씨앗이 된다. 오늘도 해내었다는 작은 성취를 만들었다. 나도 할 수 있었네?라는 가능성을 보았다. 체력과 자존감을 동시에 쌓아 올린다. 어제와 다른 오늘이 반복되기를 기대한다. 아침의 방향을 조금씩 틀다보면 인생의 방향도 바뀔지 모르니까.
물 웅덩이에 작은 조약돌 하나만 던져도 물결은 넓게 퍼진다. 눈으로 보인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은 백지장과 같다. 선을 그을 수도 작은 점을 찍을 수도 있다. 무엇을 그리든 펜을 든 사람은 나 자신이다. 변화의 시작은 나로 인해 일어난다.
아침 운동의 매력에 빠지는 중이다. 좋다는 거 뻔히 알면서도 매일 실천하지는 못한다. 밤의 시간도 놓칠 수 없기에. 괜찮다. 내일 다시 못 일어날지 언정 일상의 운동만은 놓지 말아야지. 운동자체를 즐기는 게 먼저다. 즐기면 아침이든 밤이든 하게 된다.
아침 운동이 로망이었다. 실행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정해진 날이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선선한 가을바람에 땀폭발을 막는 게 조금 아쉽지만 여름 충분히 땀 뺐다. 아침 운동을 의무보다는 의미 있게 이어나가고 싶다. 무리하지 않도록 나에게 맞게. 아침 운동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시도는 계속해야지. 좋은 거 아니까. 또 만끽해 보자.
저서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