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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 Jul 06. 2023

프롤로그

벨리 댄스를 추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 소개

알로하 


지난 40년간 공부가 가장 쉬웠으며 몸 쓰는 일이 제일 어려웠다.

앞으로의 40년은 몸 쓰는 즐거움을 누리며 살고자 벨리 댄스를 시작했다. 그 밖에도 시간 날 때마다 달리기, 걷기, 스트레칭 등 몸을 움직이며 40대에도 20대의 몸매를 자랑했다. 적어도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는 그랬었다고...

타고난 몸치로 뱃살이나 빼자는 생각으로 벨리댄스를 시작했으나 하루도 빠지지 않는 성실성으로 강사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어느덧 오십을 바라보는 지금, 크게 욕심은 없다. 그저 매일매일 몸 쓰는 즐거움을 느끼며 건강하게 늙고 싶다. 더불어 비슷하게 욕심이 없는 댄서들로 구성된 실버 무용단을 만들어 월드 투어를 하며 놀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다. 



프롤로그

우리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꿈꾼다. 어렸을 때는 마음 또는 정신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몸의 건강에 별로 문제가 없었기에 몸은 그렇게 언제나 건강할 거라 생각했나 보다.

20~30대에는 커리어에서의 성취가 가장 중요했다. 밥 먹는 시간을 줄이려고 빨리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을 먹거나 하루 종일 굶었다가 한 번에 세끼를 먹기도 했다. 잠자는 시간은 또 어찌나 아깝던지... 하루 네 시간만 자고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한다거나, 이틀에 한 번만 자도 괜찮다는 사람들이 부럽기만 했다. 그러니 운동에 쓸 시간은 ‘당연히’ 없었다. 그래도 몸은 잘 버텨주었다.

30대 중반을 지나면서 살이 쪘다가 급하게 빼기를 반복했다. 굶으면서 살을 빼는 과정에서 몇 번 크게 앓았다. 그제야 몸의 건강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제2의 삶을 시작하면서 몸의 건강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잘 살려면 아파서는 안 된다. 아프면 돈이 필요하니까.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잘 먹는” 거였다. 비싼 음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좋은 재료를 건강하게 요리해서 맛있게 먹겠다는 의미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음식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긴 다른 하나는 “몸을 잘 쓰는 것”, 즉 운동이다. 내가 처음 선택한 운동은 걷기와 달리기였다. 운동화만 있으면 다른 도구도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기에 가장 쉽게 선택한 운동이었다. 마침 집 근처에 예쁜 공원이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이 지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일 집을 나와서 공원을 달리는 게 조금씩 힘들어졌다.

‘오늘은 미세먼지 수치가 안 좋은데…’
‘오늘은 너무 덥잖아.’
‘이런... 비가 오네.’

점점 핑계가 늘어났고 쉬는 날이 많아졌다. 그렇게 혼자서 공원을 뛰는 게 지겨워질 때쯤 새로운 운동이 눈에 들어왔다. 새로운 운동은 여럿이 함께 하는 운동이라 심심하지 않다고 한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하기 때문에 지겨울 틈이 없이 재미있다고... 배를 많이 움직여서 뱃살이 빠지고 몸이 유연해진단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운동이 있는데 아직까지 모르고 있었다고? 믿을 수 없었다. 속는 셈 치고 시작한, 몸 건강만이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증진시킨다는 운동은 바로 ‘벨리 댄스(belly dance)였다. 춤이라고는 한때 클럽에 빠졌을 때 정신없이 췄던 막춤뿐인데, 내가 배를 드러내고 골반을 주로 사용하는 춤을 출 수 있을까? 잠깐 고민해 봤지만 해보기로 했다. 춤 배워서 전문 댄서가 될 것도 아니고, 학위 딸 것도 아닌데 뭐. 그냥 재미있게 운동하려고 하는 거니까. 그러면서 뱃살도 빠지고 정신건강도 향상된다고 하는데, 왠지 안 하면 손해일 것 같았다. 그렇게 태어날 때부터 몸치였던 나는 겁도 없이 벨리 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학위 딸 거 아니라며 부담 없이 시작했던 게 벌써 8년 전이다. 그동안 벨리 댄스는 두 번째 삶의 한 기둥이 되었고, 나의 열 가지 꿈의 장면 중 하나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바로 십 년쯤 뒤에 실버 무용단을 만들어서 월드 투어를 하는 꿈이다. 


이 글은 날 때부터 몸치였던 모태 몸치가 벨리 댄서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또 나와 함께 춤을 추며 월드투어를 같이 하게 될지도 모를 “춤추는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배꼽을 보이며 춤을 추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은 왜 벨리 댄스에 빠졌는지, 춤추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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