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와 분노의 길을 지나
때론 사막 같은 무관심의 저편
닿을 수 없는 곳일지라도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몸짓
사랑으로 향한다
누가 너의 뜨거운 호흡을 앗아갔는가
그들의 등 뒤에 내가 서 있었음을
문득 알게 된 후
새털같이 가벼운 날들을 후회했다
살아있는 자들에게
너의 흰 두 손은
부끄러움이자 뼈아픈 희망
함부로 밟혀도 되는 꽃은 없으니
결코 없나니
이제 너를 향한다
강줄기와 같은 불꽃 사랑으로
* 고인이 된 서이초 선생님의 49재를 전후하여 전국에서 유사한 비극이 연속으로 발생했다.
개인적으로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 한계와 정서적 데미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비통한 마음이 들어 자판을
두드릴 수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정혜영 작가님의 두 번째 추모글을 읽고
이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후배님들에게로
미룰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한 줄 글로 상처 입은 수많은 영혼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다면...
과연 우리의 손을 누가 잡아줄까?
그러나 우리의 삶이
늘 결말을 염두에 두지는 않는다.
공중의 저 새들이 슬피 울 때는
그 이유가 극명한 것이며
그들의 울음 소리는 낮은 숲을 떠나
마침내 하느님의 처소에 이르게 될 것이다.
(표지 사진을 정 작가님 글 캡처본으로 사용하였습니다. 허락없이 이용함에 양해를 구하며 혹시라도 불편하신 점이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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