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고향으로 돌아가다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아주 가난해도
그래도 행복(幸福) 합니다.
아내가 돈을 버니까요!
늙은이 오십 세 살이니
부지런한 게 싫어지고
그저 드러누워서
KBS 제 1FM방송의
고전음악을 듣는 것이
최고(最高)의 즐거움이요, 그래서 행복(幸福).
<날개>
(중략)
나는 어디로든지 가고 싶다.
날개가 있으면 소원 성취다.
하나님이여
날개를 주소서 주소서......
<새>
가지에서 가지로
나무에서 나무로
저 하늘에서
이 하늘로,
(중략)
저것 보아라.
오늘따라
이승에서 저승으로
한 마리 새가 날아간다.
<쉰 살 즈음에>
늙어 가는 것이 서러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게 더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 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쉰, 마흔아홉, 마흔여덟, 마흔일곱...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왠지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