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의 함정

그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by 김도형

아마도 오늘은 많은 이들에게 1일일 것입니다. 바로 신년 새해 새로운 결심의 1일 말이지요. 그런데 그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조만간 작심삼일이란 결과를 받아 들 수도 있습니다.


작심(作心)은 문자 그대로 마음을 다잡는다는 뜻입니다. 이 말을 처음 쓴 이는 맹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삼일(三日)이 붙은 사자성어가 생겨났습니다. 애초에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작심삼일(作心三日)’은 굳게 먹은 마음이 이, 삼일도 못 가서 흐지부지된다는 뜻으로 쓰이지요.




오래전 대학 3학년 여름방학에 동네 헬스장을 다니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방학 때마다 생각했던 것을 처음 실천에 옮겼기에 나름 각오가 남달랐지요. 그땐 아직 헬스 센터에 fitness 혹은 gym라는 명칭을 쓰지 않던 때입니다.

운명의 첫날이었습니다. 다소 늦은 오후 시간의 지하 헬스장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생초보라서 일부러 사람이 없을 듯한 시간을 택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편안하게 이것저것 만져보고 당겨보았습니다. 그러나...


15분 정도 지나 거울을 보았습니다. 휑한 헬스장의 차가운 쇠 덩어리들 사이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견딜 수 없는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더구나 여름철의 지하 공간은 특유의 습한 냄새로 가득하여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때 매우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평소 한번 시작한 것은 쉽게 그만두지 않는 끈기와 인내심에 그만 금이 가버렸습니다.

아,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아...

선불로 낸 3개월의 회비에 대한 미련도 없었습니다.

그것이 내 인생 최초의 작심일일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내 얘기를 들은 친구들은 한심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지요.




어느 기사를 보니 이 작심삼일을 예방하는 IT기술이 활용 중에 있다고 합니다. 한 스타트업이 2018년도에 <작심삼일 방지 앱>을 개발했습니다. 미국 벤처캐피털로부터 초기에 10억 투자를 받아 현재는 국내 대기업과 협업 중이라고 합니다. 개발 2년 만에 45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고 하니 아주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앱의 성공 비결은 운동이든 금연이든 다이어트이든 1000원 이상의 금액을 예치하고 목표 85% 이상 달성시 전액 환급, 100% 달성시 추가 보너스 지급하는 것입니다.

개발자들은 이 앱을 개발, 적용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금전적인 요소를 가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요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비록 적은 액수이지만 금전이 사람 행동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준 것입니다. 이 부분은 꽤 주목할만합니다.




어떤 이는 작심삼일의 실패 요인을 갑작스러운 습관의 변화 시도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이는 우리가 개선하고자 하는 것들이 대부분 평소의 고질적인(?)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해의 가장 흔한 목표가 덜 먹기, 새벽 운동, 금연, 절주, 열공 등이니 말이죠. 처음부터 최강의 적을 호기롭게 맞이하는 격입니다. 싸울 수는 있지만 승산은 기대하기 어렵죠. 그렇다고 손 놓고 바라볼 수만도 없으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 다른 이는 인생에는 작심삼일이 다반사이니 되풀이하여 시도할 것을 권합니다. 즉 어떤 결심을 3일마다 다시 하게 되면 104번의 시도로 1년을 지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건 옛이야기 - 3년 고개와 패턴이 유사합니다. 한번 넘어지면 3년밖에 못 산다는 고개로 인해 좌절감에 빠진 이가 있었죠. 그의 친구는 여러 번 다시 넘어져서 원하는 만큼 수명을 늘리라고 조언합니다. 알고 보면 일종의 심리요법이지요.


이러한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시도가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시도는 어떤

결실을 맺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옛말에도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이란 말이 있으니까요.


이제껏 작심삼일에 대해 접한 가장 현실적인 팁은 다음의 사례에서 발견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수습 과정에서는 퇴원 환자의 관리 계획을 훈련받는다고 합니다.

대개 지도교수에게 제출하는 초기 계획서는 추상적이어서 그저 잘 관리하겠다는 수준에 머문다고 합니다.

그러나 멘토의 일정한 지도를 거치고 나면 매우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관리 계획서가 마련된다고 합니다.


가령이면 A 환자의 주거지 환경, 활동 가능 반경, 복지 시설 위치, 가족 동반 여부, 이동 시간, 투약, 일과 시간표 등의 세부사항이 고려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구체적인 관리 계획이 수립되어야만 실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보통 우리의 계획은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것이 아닌 구호에 불과할 때가 많습니다.

가령 전투에 임하려면 밤을 새워 알맞은 전술에 의거하여 전략을 짜겠지요. 그리고 승산을 계산한 후 움직이겠지요.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라는 외침은 사기를 높이는 구호이지 전략은 아닙니다.


내일부터 금연, 일찍 일어나기, 다이어트 등의 목표는 구호에 가깝습니다. 이것이 실현되려면 구체적인 여러 가지 단계별 조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 실천할 수 있을 만큼의 단계별 목표를 세웁니다.

1. 실패 사례와 성공 사례를 수집하여 예상되는 상황에 대비합니다.

1. 전문가나 특화된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합니다.

1. 주변에 자신의 목표를 자주 알려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합니다.

1. 하루하루 자신의 실천과정을 간단히 기록함으로써 의지와 행동을 강화합니다. 어느 정도 기록이 쌓이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생기고 목표에 대한 추진력이 커집니다.


또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로는 실천 가능한 목표 설정입니다. 이 첫걸음에서부터 실패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흔히 1년의 계획은 정초에 세운다고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인데요, 사실은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분위기 따라 한번 세워본 계획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 결과는 삼일도 못되어 드러날 테니까요.


생각해보면 피트니스 클럽에는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했지만 테니스나 배드민턴 종목에서는 꾸준히 취미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 과정에는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정한 단계와 어려움이 존재했고 그때마다 주변인들의 조언과 관심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없다면 문제을 해결하기 힘듭니다. 그냥 감성적으로 대응하기 쉽죠. 그러다 보면 어느새 포기라는 낱말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러나 세부적인 계획이 세워져 있으면 작은 실패로 전체를 망치는 일은 없습니다.




사실 새해 첫날이라고 특별한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일 년 중 어느 때라도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늦지 않게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보는 것입니다. 비록 목표에 미달하더라도 경험이 쌓이니까요. 그 과정에서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처 몰랐던 나라는 존재를 구체적으로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작심삼일.

글을 쓰다 보니 과연 나는 잘하고 있는가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동시에 우리의 각자 바라는 것이 서로의 안전과 이 세계의 조화로운 공존이길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오늘은 훗날 우리 인류가 신종 covid 19의 교훈을 쉽게 잊지 않기를 기원하는 새해 첫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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