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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 Ciel Aug 24. 2021

세상 두드리기

[ 그림 받아쓰기 05 ] 듣기

흐리고 비가 내리던 오늘, 어느 작가님의 삼생(전생-현생-후생)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얼마 전 TV에서 봤던 '비의 순환' (지식채널 E)에 대한 내용이 떠 올랐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어서 먼 길을 왔을까?
무슨 뜻이 있어서 이렇게 세상을 두드릴까?



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딘가로 떨어져 자연의 이치에 거스르지 않고 움직입니다. 환경이 변하면 수증기가 되어 그가 시작되었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시간이 지나 때가 되면 또다시 비가 되어 새로운 곳으로 내려앉습니다.


우리의 삶과도 닮았습니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시간과 장소에 내려앉아 살아갑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가 왔던 곳을 향해 걸어갑니다. 받아놓은 시간은 매일의 양만큼 내려놓아야만 합니다. 시간을 써 버린 빈 손이 되면 우리가 왔던 곳으로 떠납니다.


무엇을 하기 위해서 먼 길을 오게 되었는지, 내가 받은 숙제와 풀어야 할 문제들은 기억할 순 없지만, 현생을 마감하는 날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 하루를 두드리고 다듬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톡. 톡. 톡. 

먼 기억은 알 수는 없지만 오늘을 마감하는 소리를 들으며 저와의 약속은 지키려고 합니다.




| 다섯 번째 그림을 읽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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