헵타포드의 문스톤
하늘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 좋다.
새벽과 낮의 하늘보다, 별이 쓰여 있는 밤하늘이 더 좋다.
빛이 흩어지는 그 어둠 속에서는 세상의 속도를 잊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별이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그리고 ‘컨택트’.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유난히 내 마음속에서 오래 빛난다.
시간의 화살처럼 말을 사용하는 우리와 달리,
헵타포드의 언어는 동시적이다.
문장과 시간이 동시에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된 둥근 원처럼 읽히고 쓰인다.
오늘의 대화는 내일의 기억을 품고,
어제의 생각은 내일을 향해 출발한다.
커피 물을 올리며 중얼거린다.
“오늘 커피는 내일보다 쓸 테니, 내일이 기대되는군.”
그들의 언어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이미 알고 있는 결과를 향해 매일을 다시 살아내는 것.
허무일까, 아니면 고요일까.
어쩌면 우리도 다르지 않다.
미래를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이미 결과를 본 듯한 표정으로 오늘을 산다.
“상황이 이러하니 나는 결국 이렇게 될 거야.”
그렇게 자신의 가능성을 결정해 둔다.
나는 헵타포드의 세상에서 유행한다는 보석을 하나 샀다.
문스톤의 과거를 품고, 래브라도라이트처럼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색을 띤 보석이다.
그들은 이 보석을 오로르 스톤(Aurore stone)이라 불렀다.
오로르 스톤은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이들에게 쉼을 선물한다.
잊고 싶은 순간은 흡수하고,
오래 간직하고 싶은 기억은 반사하며 반짝인다.
그들은 미래의 끝을 보면서도 오늘의 빛을 다듬는다.
기억과 마음을 품고, 천천히 반짝이는 오로르 스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