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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 멜랑쥐 Sep 05. 2024


카페의 하루

오늘은_키가 큰 아프리카 손님

오늘 아침에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스르르 눈이 떠졌다. 


아침잠이 많은 내가 왜 눈이 떠졌지??

30분만 더 자도 되는데.. 왜 깼지??

오늘도 기지개 한번 켜고 무거운 몸을 침대에서 일으켜 세워서 파이팅을 외쳐 본다.


아침 햇살이 서서히 창쪽으로 다가올 때쯤이 되면 나는 오픈 준비를 마치고 창가에 앉아 금방 뽑은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무작정 하던 일을 관두고 뛰어든 자영업의 시작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니 너무 힘들었다. 그렇지만 어설펐던 시간도 지나가고 힘들었던 시간도 지나 지금은 하루의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무슨 일을 하던 매일매일이 마냥 행복할 수야 있겠는가.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또다시 기쁘기도 하고의 반복이겠지.


에스프레소 향을 맡고 한 목음을 마시고 창밖을 보니  웬 키가 크고 깡 마른 흑인 남자가 지나간다.


우리 동네도 외국인이 많구나

해외여행 온 것 같구나

왔다가 갔다가 그러더니 가게 앞에 서서 가게를 쳐다보더니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hello, 아녀하세요우"


"아, 네, hello"


"커피 이쒀요?"


"yes. 아메리카노?"


"espresso 이쒀?"


"yes. 있어요"


정말 6년 공교육이 부끄러울 정도의 영어실력이 내 입에서 나왔다. 외국인과 눈을 보며 말하자니 간단한 문장은커녕 단어조차 금세 생각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눈은 동그래지고 머리는 하얘졌다. 나의 일상생활 영어 실력이 이토록 끔찍한 수준이라니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커피를 뽑으면서 내 머릿속으로는 뭐라도 말을 걸어 봐야겠다 생각을 했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금세 뽑아 미지근한 물 한잔과 함께 들고 가서는 말을 걸었다


"웨어 아 유 프롬?"


"i'm from malawi, africa"


     '뭐 아. 프. 리. 카??? 무슨 나라라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왜 이렇게 말이 꼬불거리고 빠르지.. 뭐라고 했지?? 


"아,, 땡큐"


나는 알아들은 척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하고 재빨리 내 자리로 돌아왔다. 

못 알아듣겠다. 

말... 뭐라고 했는데...

핸드폰으로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 중에서 "말"로 시작하는 나라를 검색했다


말라위

그렇구나 이 나라였구나.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구나. 나는 이 것 저 것 난생처음 들어보는 나라 말라위에 대해 검색했다.

좋은 경험이었다. 나의 영어 실력이 이 정도라는 것 그리고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다


.' 영어권 나라도 아닌데 잘하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지!'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했던 난데 막상 우리와 다른 얼굴의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말하려니 몸도 생각도 얼어붙었다.

한국말을 듣는 것처럼 외국어가 들리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오늘 갑자기 그들의 감정과 표현을 듣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부터 영어 초급부터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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