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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하루

오늘은_학생->연애->결혼->엄마&아빠

by 카페 멜랑쥐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너무나 밝고 아름다운 대학생 커플이 있었다.

우리 가게에서 첫 만남을 가졌었고 그 뒤로 한적하고 공부하기 좋은 우리 가게에서 둘은 공부도 하고 데이트도 했다.


골목 안 작은 개인 커피숍은 희한하게 손님들이 편안함을 느끼는지 항상 먼저 말도 걸어오고 개인사도 이야기를 하며 금새 친해진다.

몇 번의 만남이 반복되면 우리는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 오면 진심으로 매우 반갑다. 마치 가까운 친척이 내 집을 방문한 느낌과 비슷하다고 해도 될 정도다. 나는 그렇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사도 하고 안부도 묻는 친한 사이가 된다.


저녁 시간 밥 때가 되어 우리가 주방에서 밥을 준비하고 있을 때 온 커플에게 우리는 식사를 함께 할 것을 권했다. 우리는 함께 계란 볶음밥을 맛있게 먹었다.

친한 손님이 밥 때 오면 우리는 항상 함께 저녁을 먹었다. 우리에게는 흔한 일이었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커플은 싸우기도 하고 한 명씩 따로 와서 상대의 흉도 보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그러다가 얼마 있지 않아 둘이 웃으면서 가게로 찾아왔다.

‘화해했구나! 다행이네’ 속으로 생각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둘은 졸업을 했고 취직을 해서 첫 월급을 탔다며 신나는 얼굴로 찾아왔다. 우리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매주마다 둘은 가게에서 데이트를 했고 밥도 함께 먹고 가끔 술도 한잔씩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은 수줍은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리고 두 손에서 하얀 봉투를 하나 꺼내 건넸다. 둘은 하나가 되었다.

웨딩 당일 신부는 너무 아름다웠고 신랑은 멋있었다. 그 후로도 매주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열받은 이야기도 같이 하며 함께 흥분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둘에게 소중한 생명이 찾아왔고 긴 시간이 지나 아빠를 닮은 예쁜 공주님이 태어났다. 공주님은 안겨 있더니 걷기 시작하고 그러다가 말도 하고 뛰어다녔다.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갔다.


커플은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이 자리에 앉아 처음 만났고 예쁘게 사랑을 했고 이제 너와 함께 같이 왔다고 설명을 했다.


맞다 그 자리였다.


아름다운 커플이 이제는 셋이 되어 함께 앉아 있었다. 요즘도 초등학생이 된 공주님과 함께 와서 시간을 보낸다.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차곡차곡 쌓일 때마다 나는 정말 커피숍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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