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_여름밤에 찾아온 무서운 손님
내 커피숍을 시작한 지 몇 해 지나지 않은 여름밤이었다.
결혼과 동시에 내가 꿈꾸던 커피숍을 갖게 되었지만 신랑과 24시간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너무 사랑해서 1년의 연애 끝에 결혼했고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는데 결혼 후 1년 동안은 매일 싸우게 되었다. 다른 일로 싸울 일은 전혀 없었는데 일을 함께하니 가치관의 차이로 매번 부딪쳤다.
누가 부부가 함께 일을 하려고 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서비스업의 매너를 잘 몰랐고 신랑은 아내보다는 전문가를 원했던 것 같다.
아무튼 사소한 것으로 매일을 투닥거리고 에너지를 낭비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나는 따로 커피숍을 오픈했다.
그런데 걸어서 100미터 정도의 거리에 오픈을 했다. 이유는 밥은 같이 먹어야 한다는 신랑의 조건 때문이었다.
아담하고 작은 10평짜리 내 가게를 얻고 나니 열정이 막 솟구쳤다. 아침에 눈 뜨고 출근하는 길이 얼마나 즐거웠던지. 그리고 퇴근하는 발걸음이 아쉬웠을 정도였다.
두 가게가 가까워서 좋은 점도 많았다. 일과를 간섭받지는 않고 재료가 떨어졌을 때 서로 얼른 뛰어가서 가져 올 수 있었고 한쪽 가게에 손님이 몰릴 때는 얼른 달려와 도와줄 수 있었다. 지금도 내 가게는 직원 없이 혼자 운영을 하고 있는데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혼자 하기 버거울 때도 있어서 도움이 필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해가 지고 주변 가게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고 어둠이 내린 골목에 나 혼자 불을 켜고 있었다.
“딸랑”
“어서 오세요”
“저… 혹시 전화 좀 쓸 수 있을까요?”
“네??”
“꼭 받아야 하는 전화가 있는데 휴대폰을 두고 와서요”
“네.. 여기 가게 전화 쓰세요”
“네… 사장님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
“아;;; 네…”
왠지 모르게 느낌이 이상했다.
얼마 전 우리 동네 혼자 미용실을 운영하는 여 사장님이 아침 오픈 시간에 강도가 들어 칼에 찔리는 사건이 있었다.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이 목격하는 바람에 신고를 했고 사장님은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고 강도도 몇 시간 만에 잡혔다. 미용실 사장님을 혼자서 짝사랑한 손님이었다고 했다. 동네에 흉흉한 사건도 있고 해서 뭔지 모를 섬뜩함이 들었었다.
“저 잠시 담배한대만 피고 올게요 “
남자는 급하다면서도 전화도 쓰지 않은 채 밖 등을 돌리고 벤치에 앉았다.
나는 얼른 휴대폰 문자를 날렸다. ‘여보 빨리 와 줘 이상한 사람이 온 것 같아. 바쁘면 진영이라도 보내 ‘
나는 조금 무서웠다. 휴대폰 하는 모습을 보고 돌발행동을 하지 않을까?? 내가 너무 민감한 것일까?? 여러 생각이 돌던 그때!!
등을 돌리고 있는 남자의 얼굴에 빛이 훤하게 들어왔다. 우리 가게는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밖이 잘 보였다.
유심히 보니 다리를 꼬고 있는 남자의 손에 휴대폰이 들려 있었다.
!!!!! 휴대폰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휴대폰 112를 누르기만 하면 되도록 번호를 찍어 놓고 손에 들었다.
남자는 담배도 피우지 않고 잠시 밖에 앉아 있더니 들어왔다.
“사장님 사실은 제가 폰이 있는데 없다고 거짓말했어요”
“네????” 나는 얼굴은 그 남자를 응시하고 손은 휴대폰을 누르기 일보 직전이었다.
“사장님이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 대화 좀 해 보고 싶었어요 “
”아.. 네… 제가 오늘 집안에 일이 있어서 일찍 문을 닫아야 하거든요. 죄송합니다. “
“1시간만 이야기 좀 하면 안 될까요”
“죄송해요 버스 시간이 있어서 사실 지금도 좀 늦었어요 마감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럼 30분만 이야기하시죠”
“저는… 이야기할 것도 없고… 차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죄송해요”
왜 빨리 안 오지… 속으로 신랑이나 직원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다.
‘딸랑’
“사장님! 아직 마감 안 하셨어요 사장님이 빨리 오시라고 하셨어요”
“어~손님 가시면 마감하려고”
“제가 마감 도와 드릴게요 ”
“누구? 신지..??”
남자는 우리 직원이 누구인지 궁금해했다.
“네, 근처에 저희 신랑이 하는 가게가 하나 더 있는데 직원입니다. 마감 도와주러 왔어요”
“네??? 신랑이 있었어요???”
남자는 신랑이 있다는 말에 조금 놀라는 눈빛이었다. 그리고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 신랑이 있었구나..‘
순간 섬뜩했다.
우리는 얼른 간판도 끄고 기계청소도 하고 테이블도 닦고 마감하는 척 연기를 했다.
그랬더니 남자는 그럼 다음에 다시 오겠다며 나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왠지 섬뜩한 분위기의 그 남자가 다시 올까 봐 한 달 동안 해가 떨어지기 전에 문을 닫았다.
진짜 아무일도 아니었을수 있지만 그 남자는 이상했다. 들어 올때부터 그랬다. 너무나 평범한 외모였지만 눈빛이 섬뜩했다. 작은 키에 외소한 체격 그리고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무표정으로 말하며 카운터 바로 앞에 대기 의자를 당겨서 앉고는 나를 바로 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너무 가까이서..
그후 cctv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