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1세기 선발대

좌충우돌 글로벌 인재 되기

by 켈리황

미국, 스위스,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마케팅, Product Director를, 한국에서 아시아 영업 총괄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글로벌 인재가 되는 방법을 적을 예정입니다.


신이 주신 기회였다. 1996년 봄, 약학대학 4학년이었던 나는 졸업 논문을 위해 유기합성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었다. 실험실 박사 언니가 나와 또 한 명의 동기를 부르더니, LG 21세기 선발대에 대해 얘기를 했다. LG에서 전국 200여 명의 대학생들을 뽑아 2주간 해외탐방을 보내준다는 것이다. 1996년은 프로그램 2기였고, 1기는 대학원생도 참가 가능했으나, 2기부터 대학생들만 지원 가능해진 것이다. 언니는 팀과 함께 탐방계획서까지 다 만들어놨으나, 전형 변경으로 참가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나와 동기에게 탐방계획서를 포함, 준비한 모든 걸 주셨다. 언니가 얼마나 실망했을까 싶고, 너무 고맙기도 했다.


동기와 나는 팀을 꾸려 LG에 탐방 계획서를 제출했다. 서류전형과 세 번의 인터뷰 끝에 우리는 합격했다.


그 해 여름 스위스에 도착했다. Computer Aided Drug Design이라는 주제로 취리히 공대에서 대학원생들의 설명을 열심히 들었다. 스위스 노바티스, 독일 바이엘, 프랑스 제약회사도 방문했다. 못하는 영어로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는 척하느라 무척 피곤했다.

흐린 기억 속에서도 지금도 또렷한 장면이 있다. 스위스에서 독일로, 독일에서 파리로 가던 테제베 (TGV) 안이다. 그때의 난, 기차에 가만히 앉아 국경을 넘는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 긴 대기줄과 무서운 입국심사만 생각했었는데, 다른 나라를 가는 게 이렇게 쉽다니. 그리고 든 생각, ‘세상이 정말 넓구나‘ 였다. 당시 대우 김우중 회장의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책이 유명했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까지의 나는 대학도 재미없고, 졸업 후 미래는 대학원이나 약국이 전부인, 심심한 4년을 보내고 있었는데, 세상이 이렇게 넓다니. 정말 기뻤다. 내 무대를 한국에서 전 세계로 확장시킬 수 있으니까.


결심했다. 졸업 후 돈을 모아 어학연수를 가기로. 세계를 무대로 살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는 영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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