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vs 여우
철인鐵人민턴과는 사뭇 다른 플레이로 철인들을 곤란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초야에 묻혀 지내는 고수가 많습니다. 마치 그 옛날 그야말로 초야에 묻혀 지냈던 시대를 초월한 천재 책사 제갈량처럼. 구력과 지력으로 농익은 머리 희끗희끗한 선수들에게에게 파워풀한 체력과 체격으로 야심차게 밀어붙이는 나이 어린 선수가 지는 경우는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선수들에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볐다가는 큰코다칩니다.
체격이나 체력보다는 머리를 써서 치는 구력자들에게는 철인鐵人민턴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유비가 용맹한 장수인 관우와 장비와 함께 제갈량을 삼고초려했던 이유는 제갈량에게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용맹한 장수 관우와 장비에게는 없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애서는 반드시 와룡 선생 제갈량의 탁월한 책략이 필요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유비는 3번이나 제갈량을 찾아갔고, 마지막에는 눈물까지 흘리며 잠자는 용(와룡)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철인鐵人민턴과는 다른 경험에서 비롯된 지혜로움으로 무장한 플레이를 철인哲人민턴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용맹한 철인鐵人이 관우와 장비라면 못한 총명하고 슬기로운 지혜를 가지고 있 철인哲人은 제갈량입니다. 체격과 체력은 볼품 없지만, 상대편을 곤란하게 하거나 팀의 선수 기용을 잘해서 이기는 경우도 있지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파트너의 강점을 이용한 플레이를 합니다. 또한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여 이기기 위한 루틴을 만듭니다. 경기의 양상이 어떻게 펼쳐지고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 늘 생각하고 칩니다. 공간과 상황을 재빠르게 인식하고 해석하여 유리한 전략을 생각하며 칩니다. 요령과 구력으로 숙달된 재주(스킬?)를 잘 부립니다.(내로남불? 내가 하면 고급기술? 남이 하면 잔기술? 애매하네요. 하하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철인인가요? 철인鐵人인가요? 철인哲人인가요? 제 질문이 곰인지 여우인지 묻는 것처럼 들린다면 이 글의 시작을 잘 이해하신 겁니다. 시작이 반이니, 나머지 반은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