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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지 Dec 01. 2023

마음은 공중부양을 넘어 날고 있다고!!

노력이 필요한 너희들과의 발맞춤

오늘의 에피소드_내 마음은 이미 공중부양   


 발목이 너무 아프다. 어제 운동을 잘못했던 걸까? 많이 걸었나? 신발이 불편했나? 그런데 이상하게  쪽 발목만 너무 아프다. 아!!! 생각났다. 슬릭백…

 몇 주 전부터 아이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춤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티브이에서 연예인도 추고 다들 아는 춤이었다. ‘slick back’ ‘미끄러지듯이 뒤로 가는 듯한 춤’이다. '공중부양춤' '초전도체춤'이라고도 부르는데 처음에는 나도 조작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공중부양하는 것처럼 바닥에 붙어있지 않고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중부양처럼 공중에 있는 시간이 바닥에 있는 시간보다 많아야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춤인데 몸이 무거운 나는 옆으로 도망치는 것 같은 자세에 바닥에 붙어있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서 겅중겅중의 느낌을 받는다. 우리 네 식구는 서로 “내가 제일 잘하지 않아?”라고 외치며 춤을 선보이지만 솔직히 우리 집에 이 춤을 제대로 추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코믹댄스 나도 지지않아!!


몇 주 전 에피소드_투바투


“엄마 요즘 내 친구들은 투바투 포카 다 있는데 나는 없다?”

아는 단어가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뿌듯한 얼굴로 또박또박 풀어서 되물었다.

“투머로 바이 투게더??”


딸아이가 없는 음식 먹었을 때의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엄마, 그렇게 부르는 사람 없는데~ 투바투는 그냥 투바투야.”

“어.. 알아… 투바투….”



몇 달 전 에피소드_왔단다 갔단다 비슷하잖아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아이들이 흥에 겨워 열심히 부른다. <꽃>이라는 노래란다.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그 당시 최신 인기곡을 듣고도 이 노래가 생각나는 걸 보면 부정하고 싶지만, 예전에 HOT를 핫이라고 부르고 GOD를 갓이라고 불렀던 엄마처럼,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게 더 안쓰러워 보이는 아줌마가 되었나 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아이들을 따라 해 본다. 손으로 꽃봉오리를 만들어 현란하게(?) 모았다가 폈다가 꺾어가며…




 사실 새삼스럽거나 충격적이지는 않다. 작년에 학교에서 몇몇 친구들이 까르르 거리며 “선생님, ‘다나까’ 알아요?”라고 물었을 때, 영문을 모른 채 눈을 천천히 꿈뻑이며 “혹시 군대에서 사용하는 ‘~다.  ~까?’로 끝내는 말투 말하는 거야?”라고 대답했고, 그 친구들은 착하게도 황당한 표정을 감추고 “꼭 한번 보세요.”라고 웃으며 말해주었다. 차라리 모른다고 할걸 그랬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다나까’ 이야기를 했더니 그걸 모르냐며 ‘개그맨 다나까’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얼굴이 화끈거려서 혼났다. 그다음 날 다나까 영상을 섭렵하고 아이들에게 급식시간 “오이시쿠나레(맛있어져라)”도 날려주었다.

내가 생각한 '다나까'와 아이들이 생각하는 '다나까'


 아이들이 하는 춤이나 노래 그리고 유행하는 말들은 함께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만 나 역시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다. 그런데 내가 알아가려는 노력보다 새로이 생겨나는 가수나 음악 유행어 신조어 등 아이들만의 문화가 너무도 많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이름과 가수 이름을 외워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어찌나 이름도 어렵고 멤버도 많은지 잘 외워지지 않아서 다이어리에 조선시대 실학자 이름 외우듯 나열해 외워본 적도 있다. 이런 노력 끝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수 이름을 불러주거나 앨범 발매나 콘서트 일정을 아는 척이라도 해주면 정말 장화 신은 고양이의 표정으로 두 손 모아 나를 바라보며 수업시간에는 볼 수 없는 격한 리액션을 보여준다. 아이들과의 그런 교감과 쌓아가는 유대감은 나에게도 참 기분 좋은 에너지를 준다.  

 

'슬릭백 공중부양춤이 바닥에서 발 못 떼고 옆으로 겅중겅중하는 춤이면 좀 어떠니 너희랑 함께 웃으며 뛰고 있는 게 중요하지…'라고 위안을 해본다.


몸과 머리도 마음 같지 않아
10배는 더 노력해야 하는…
이런 나도 나니까…



발목 나으면 다시 연습해야지

우리 집 슬릭백 일인자를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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