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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Apr 13. 2024

스웨덴 복덕방: 기성복보다는 맞춤복 같은 아파트들

스톡홀름에서 집 구매하기 (4-1): 가전제품

이전 글들(3-1부터 3-3까지)에서 아파트의 전반적인 특성(구조, 지역, 가격 등)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번 글부터는 세부적인 특성(가전제품, 주방과 거실, 발코니 등)에 대해 차근차근 다루겠다. 우선, 꽤나 인상적이었던 가전제품부터 시작한다.


출처: Hemnet

한국에서는 이사할 때, 일반적으로 냉장고나 에어컨 등 가전제품들도 가구와 함께 옮긴다. 스웨덴에서는 집을 살 때, 냉장고와 오븐, 식기 세척기 등의 가전제품이 포함된다는 부분이 신기했다. 예를 들어, 위 신축 아파트 분양 사진에서도 냉장고와 오븐,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이 이미 빌트인 되어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귀여운 펭귄들이 어서 빨리 우리 집에 들어오시라고 반긴다.) 구축 아파트를 구매할 때에도 일반적으로 유사한 목록의 전자 제품들이 집과 함께 포함된다.


왜 이런가 곰곰이 생각해 봤더니, '글(3-3)의 각양각색인 평면도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집마다 평면도가 너무 다르다 보니, 이 집에 꼭 맞게 구매한 가전제품들이 이사할 집의 구조에 맞지 않을 경우에 굳이 가져갈 이유가 없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집을 알아보다 보면 가끔 식기세척기 정도는 떼어간 아파트도 있었다. 다만 특이하게도 이 목록에 TV는 포함되지 않는다. 침대나 소파 같은 가구들처럼 TV는 이사할 때 같이 떼어간다는 점이 신기했다.


출처: Hemnet

기왕 전자 제품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좀 더 파고 들어보자. 특히 독특했던 점은 세탁기와 건조기다. 위 사진들 중 좌측의 평면도는 펭귄 아파트로 화장실에 TP라고 표시된 세탁기와 건조기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우측의 평면도는 더 넓은 집에 화장실도 2개임에도 불구하고 세탁기와 건조기가 포함되어있지 않다. 저렇게 세탁기와 건조기를 놓은 공간이 없는 아파트도 있다 보니, 몇몇 가전제품도 빌트인 가구처럼 여기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세탁기와 건조기가 없는 집에서는 어떻게 빨래를 할까? 이런 경우 마치 한국의 기숙사처럼, 공용으로 사용하는 세탁실을 예약해서 아파트 전 세대의 구성원들이 함께 사용한다. 이런 사례들은 특히 1980년대 이전의 아파트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세탁기의 대중화 흐름을 상상하게 된다. 처음에는 부유한 집 위주로 쓰이다, 다수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또 마침내 각 가정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보급되었으리란 생각이 들면, 한국의 아파트에는 집집마다 다용도실에 세탁기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게 다가온다.


가전제품에 관해서는 이 정도로 마치고 다음 글에서는 주방과 거실, 발코니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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