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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Apr 04. 2024

스웨덴 복덕방: 값은 비슷해도 각양각색인 아파트들

스톡홀름에서 집 구매하기 (3-2)

(3-1)에서 크기는 비슷하지만 나머지 항목들에서 큰 차이가 나는 두 예시들을 알아보았으니, 이번 글에서는 가격은 비슷하지만 다른 항목들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는 세 가지 아파트들에 대해 알아보자. 다양성을 보여주기 적당한 가격을 알아보다가 그 기준을 약 오백만 크라운, 한화로 약 6.2억 원 정도로 정했다. 그러면 우선, 스톡홀름 심의 또 다른 부촌인 Kungholmen에 위치한 아파트부터 만나보자.


출처: Hemnet

6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도 스톡홀름 도심에서는 고작 41m^2 크기의 원룸 정도만을 구할 수 있다. 물론,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1880년에 지어진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아파트로 5층 꼭대기 이라 넓은 발코니의 뷰도 좋고 Avgift도 매달 약 20만 원 정도로 저렴하다는 등의 장점이 많다. 맛있는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을 자주 갖는 외향적인 사람이거나, 직장이 근처라서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싶은 워커홀릭,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집 안보다는 집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이라면 매력적일 아파트다. 하나 눈여겨볼 점은 집 안에 세탁기가 없다는 부분이다. 그러면 세탁은 어떻게 할지, 왜 집 구조가 저렇게 빠지게 되었는지 등에 관해서 할 말이 지만 다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이제 다음 아파트를 만나보자.


출처: Hemnet

이번 아파트는 한국으로 치면 과천 부근과 비슷한 Solna라는 지역의 아파트로, 앞서 소개했던 아파트와 동일한 가격이지만 63m^2라는 보다 넓은 면적에 방 1개와 거실+부엌, 그리고 2층의 테라스 독특한 아파트다. 3층 꼭대기 집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주워듣기로는 스웨덴에서 3층(한국식으로는 4층) 이하의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건설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화장실에 조그마한 세탁기가 있다고는 해도 공용 세탁실을 자주 이용해야 할 듯하고, 매일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어느새 건강해질 것만 같은 아파트다. Avgift는 약 50만 원 정도로 적당하고, 여기에 1952년식이지만 넓고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주방과 거실, 그리고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2층 테라스까지 있기에 탁 트인 공간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끌릴 것만 같은 아파트다. 이제 좀 더 외곽에 위치한 다음 아파트를 만나보자.


출처: Hemnet

이번 아파트는 한국으로 치면 성남과 비슷한 위치인 Kista라는, 테크 기업들이 주로 자리하고 있는 지역의 아파트다. 가격은 이전 아파트보다 훨씬 저렴한 한화로 약 5억 원 정도임에도 면적은 106m^2로 가장 넓고, 또 가장 높은 16층이라 도시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도 좋다. 넓은 주방과 거실, 옷방이나 붙박이장이 딸려있는 3개의 방, 세탁기와 건조기가 놓여있는 넓은 화장실과 손님용 화장실 등 잘 빠진 평면도에 건설 연도도 2015년으로 신축인 아파트다. Avgift는 약 80만 원 정도로 비싸지만, 이 정도 넓이에 이 가격이라면 괜찮은 축이다. 다만, 이유 없이 싼 물건은 없는 법. 나도 현 직장 근처라 관심 있게 살펴본 지역이지만 이민자들 위주인 곳이라 스웨덴 토박이들은 꺼리는 편이라서 현지 친구들의 만류로 아쉽게 포기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비슷한 가격이라도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굉장히 다른 선택지들이 있음을 각기 다른 세 아파트 사례들을 통해 알아보았다. 물론, 누구나 이전 글에서 다뤘던 도심에 위치한 방 10개짜리 럭셔리한 아파트에 살고 싶겠지만, 어찌 됐건 65억 원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 다룬 6억 원 대의 아파트들이 조금 더 현실적일 것이다. 하지만, Vila, Volvo, Vovve라는 말처럼 이 돈이면 차라리 주택을 사는 편이 더 매력적일 수도 있다. 어쨌든 아파트는 사적인 공간이나 자유로움에 분명한 제약이 있고, 거기에 갱단 문제가 심해지는 스톡홀름에서는 사건사고가 많이 벌어지는 지하철역 주변의 아파트 밀집 지역보다는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평화롭고 한적한 주택 단지의 여유로움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주택 예시를 하나 더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출처: Hement

Radhus와 유사하지만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개인 주차장과 창고까지 마련된, 너른 테라스가 딸린 130m^2 면적의 주택이다. 1층은 거실과 부엌, 넓은 화장실과 세탁실의 생활공간으로 구성되고 2층은 4개의 방과 옷방으로 구성된 일반적인 구조의 주택이다. 참고로 이 예시는 주택과 아파트의 혼합 형태로, 다른 일반적인 주택과 다르게 Förening 소유로 Avgift를 내야 한다. 가격은 약 5.5 억 원에 Avgift는 70만 원 정도로, 계절마다 넓은 마당을 다듬고 페인트를 칠하며 지붕을 수리하는 등의 유지보수를 하나하나 직접 해야 하는 주택은 부담스럽지만 그와 같은 여유로움을 누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마음에 들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는 비슷한 가격에서 선택 가능한 집들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다뤘다. 다음 글에서는 평면도를 통해  내부 구조가 저마다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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