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되고 나서 사무실 제일 안쪽 구석에 위치해 있지만, 전 늘 미팅으로 자리를 비우거나, 자리에 앉자마자질문을 하는 동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가끔은 은행처럼 대기 번호표를 나눠주고 싶을 정도로요.
제가 직장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실무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업무 우선순위입니다. 아무래도 스타트업이다 보니 일단 업무 진행 속도가 빠르고 심지어 복잡합니다. 게다가 규모가 큰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전체를 보고 프로젝트 간 연결고리와 인과관계를 고민하여 우선순위에 대한 의사결정을 매 분. 매 시간 단위로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조직에서 제 실무 롤도 '우선순위 결정'입니다.)
매 시간 벌어지는 우선순위의 싸움 / 하루의 전쟁을 끝내고 육아 출근을 위한 어느 날 퇴근길의 풍경. 그리고 전광판에 인상적이었던 광고 문구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이러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은 사실 제 삶에서 가장 많이 적용됩니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행하는 것. 저의 이런 습관은 정말 철저하게 학습하고 연습된 효과입니다.
복직을 하고 양가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면서 시간관리가 제 삶의 가장 1순위가 되었습니다.
보통 회사를 다니시거나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면 업무 다이어리는 쓰실 텐데요, 엄마가 되면서 각 부캐 별로 1. 회사 다이어리 2. 엄마 다이어리 3. 저 개인을 위한 다이어리를 각각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24시간을 3가지 역할 타임으로 배분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여 각자의 시간에는 각 역할만 집중합니다.
1. 줄리 타임(직장인) - 9시 ~ 18시
2. 나만의 시간(이동 중)- 8시~9시, 18시 ~ 19시, 22시 이후
3. 엄마 타임(하원후) - 7시 ~ 10시
주로 출퇴근하는 이동 시간에 그날의 일정을 정리하고 좀 더 여유가 있다면 삶의 목표와 방향성을 점검하기 위해 간단히 블로그에 저만의 개인적인 일기나 일과를 기록합니다.이게 사실 워킹맘인 제게는 인공호흡기라 할 수 있는 유일하게 저로서 숨 쉴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일정 관리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각 부캐릭터 별로 제가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리스트업하고 업무들을 x축은 긴급도, Y축은 중요도로 구분하여 긴급도 상/중요도 상의 일 위주로만 최소 3개 미만 수준으로 정합니다.
그리고 가끔 반복되고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듯한 일상에 지쳤다거나, 일상의 작은 휴식이 필요할 때, 제 스스로 하고 싶은 일. 작지만 소소하고 작은 행복을 가져다주는 일을 반드시 하나 적습니다.
예시 )
1. 엄마 할 일
(1) 아이 우유. 기저귀 주문
(2) 하원 후 병원 가기
(3) 아이 어린이집 전화문의(긴급 보육)
2. 줄리 할 일
(1) 실무 - 배포공지
(2) A 프로젝트 미팅
(3) 팀원 매니징 - A기획자프로젝트 컨펌
3.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 : 한 가지
(1) 주말여행 예약하기
이 것이 저의 매일의 루틴이고 일상화되었습니다.첫 아이가 지금 5살이니 최소 4~5년은 3가지의 부캐 습관을 루틴화 했습니다.
육아서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워킹맘에게 필요한 건 아이에 대한 걱정이나 신세 한탄이 아니라 어떻게든 일을 빨리 끝내서 아이를 보러 일찍 퇴근하는 것이다.
육아 죄책감이나 신세한탄보다는 우선순위 결정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단 5분 10분이라도 늘리는 것. 그게 워킹맘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언제나 바쁘고 불안한 일상이지만 그럴 때마다 저는 마음을 다잡고 우선순위에 대해 고민합니다. 일에서도 삶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들을 먼저 실행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오늘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1순위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여러 우선순위가 나열된 일들을 하나씩 도장깨기 하듯이 해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