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3,6,9시기에 위기가 온다는 말을 한 번씩 들어보셨을겁니다.저도 이직한 회사에서 3,6,9개월차에 크고 작은고비를 겪었습니다.
오늘은 그중3개월 차, 이직한 회사에서 첫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겪었던 첫 번째 위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3개월 만에 리뉴얼 급의 서비스 론칭 후, 초반 안정화 시기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동안 회사는수많은 직원들이 짧은 기간 입퇴사를 반복하면서 히스토리 관리가 안됐기에 기존 서비스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규 서비스론칭을 계속해 왔습니다.
저희 서비스는 마치 마치 살을 덕지덕지 붙여서 삐걱삐걱 움직이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는 기존 서비스를 모두 건드리는 대대적인 리뉴얼 서비스를 오픈하였고 잠재되어 있던,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수많은 레거시 오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폭탄처럼 쏟아졌습니다. 게다가 해당 서비스 론칭을 같이 준비하던 일부 동료들도 퇴사했기 때문에 눈앞이 깜깜했죠...
"이러다간 유저뿐만 아니라 당장 같이 일하고 있는 내 동료들. 유관부서까지 모두 잃을 것 같다."
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고 책임감을 가지고 오류 수정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슈들을 리스트업하고 우선순위 긴급 건만 빠르게 쳐내가면서 하루에도복잡하고 수많은 긴급한 상황이 정말 분단위로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갑자기머릿속 전구 퓨즈가 피식~ 나간 것처럼 머릿속이 하예지는블랙아웃 현상을 겪습니다.
'아. 이런 게 공황장애인가?'
인생 처음으로 공황장애 같은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후 책임감도 책임감이지만 나도 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낮에 일부러 30분씩 시간을 내어 산책을 하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저희 회사는100% 완성도보다는 속도에 좀 더 포커싱하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회사 근처 산책 중 찍은 사진
그리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퇴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후 모든 기획과 개발 인력이 긴급 대응으로 재배치되었고 다행히 플랫폼 팀과 함께 위기를 같이 이겨내고 약 1개월 후 긴급 이슈가 마무리되어 위기를 잘 넘기고 흘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올 초 머리를 식히러 나갔던 회사 근처 산책중 사진입니다.
그리고 올해 초. 이직한 회사에서의 두 번째 서비스 론칭인 약 5개월간 그리고 회사로서는 1년 이상 준비했던 서비스인 '추천하기'를 오픈하는 날입니다.
운이 좋아 사회 초년생부터 브랜드 매니저 일을 맡아 신제품을 직접 출시를 할 수 있었고 그 후부터
제가 출시한 제품과 서비스를 늘 '내 새끼'라 부르곤 했는데,
서비스 론칭 후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 저도 많이 단단해졌는지 이제야 론칭한 서비스가 진정 제 새끼처럼 애정이 가득하게 느껴졌습니다.
일하는 엄마로서 육아와 서비스 기획일을 병행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서비스는 = 곧 아이와 같습니다.
바로 부모/기획자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애정과 사랑을 다해야 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세상 밖으로 낳은 아이.서비스에게 밥도 주고 물도 주며 사랑으로 잘 돌봐서 건강하고 멋지게 성장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이 개운한 기분은 뭘까요...?
열 달 동안 내 뱃속에 함께 했던 아이가 나와서 미뤄뒀던 방학 숙제를 끝낸 속 시원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