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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리밍 Sep 01. 2021

아이와 일상에서 UX를 배웁니다.

UX팀의 또 다른 동료

  아이 네 살 때 KTX에서의 일입니다. 기차가 지루했던 아이와 KTX 출입문 쪽 중간 의자에 앉아 쉬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처음 보는 KTX 자판기 화면에 신기해하며 만져보고 싶었는지 안아달라 합니다.

 순식간에 첫 페이지가 아닌 두 번째 페이지에 있던 원하는 과자를 선택하고 카드 결제 화면까지 빠르게 유도해냅니다. 글자숫자, 그 어느 것 하나 알지 못하는 이 아이가 단순히 사진과 버튼 디자인만 보고  번에 결제 화면까지 갔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래서 UX가 중요하구나.

 

 글을 모르는 아이의 원스텝 칸쵸 구매 FLOW에서 직관적인 UI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어느 주말의 일입니다. AI 음성인식 스피커 - 로바 이용해 음악을 들으려던 참입니다.

 "클로바! 엘사 노래 틀어줘~"

 그동안 엄마 아빠가 하던 모습을 늘 유심히 지켜보던 아이라 엄마 아빠가 하던 행동을 따라 해 봅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모 도한 행동이든 무의 한 행동이든 그 말투, 모습 쉽게 따라 하고 쉽게 적용니다. 마치 UX와 같습니다. 아이가 부모를 따라 하는 그 작은 행동들 조차 모두 부모가 은연중에 아이에게 사전에 알려준 또는 미리 보여준 UX.user experience. 유저의 행동과 관련한 모든 일련의 과정니다.


 저희 가족은 주말마다 주로 바다를 보러 가곤 합니다. 30년도 넘은 오래된 리조트인데, 관리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노후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해안가  리조트입니다.

 UX 리더로서 고객 동선 하나하나를 고려하여 적재적소에 배치된 의자와 수돗가 등의 편의 시설. 그리고 관리 목적과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작은 코멘트가 담긴 문구까지 볼 때마다

 그래 이게 UX 지.

 

며 감동하고 감탄합니다.


 저는 해수욕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뜨거운 햇살과 물놀이 후 바다의 소금기를 씻어내기 위해 했던 찬물 샤워가 무 싫었기 때문에 바다보단 계곡을 더 좋아했습니다. 둘째 임신 후, 태안의 바다와 이 리조트를 자주 찾게 되었고 덕분에 이제야 바다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1. 란다 문만 열면 바로 바다로 연결되는 리조트. 리고 내 집 앞 바베큐장


2. 바닷가모래사장 입구 앞에 모래와 소금기를 씻을 수 있는 작은 수돗가

 "물이 부족한 지역입니다. 소중하게 사용해주세요."

3. 바다로 가는 동선 내 튜브 바람 넣는 곳. 수영복 수기

4. "12시 이후 고성방가, 폭죽은 삼가 주세요."

5. "8월 00일부터는 해수욕장 폐장으로 안전요원이 없습니다. 물놀이에 유의해주세요."

6. 싱크대. 화장실. 베란다 2층 난간 등 곳곳코멘트

 "편안하게 푹 쉬다 가세요~" "식기류를 소중히 다뤄주세요"

 "난간에 기대면 위험합니다."

7. 동선 근처의 마트와 화장실

 

 30년도 넘은 이 오래된 리조트가 왜 이렇게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지...

고객의 동선을 고려한 이런 작은 디테일이 담긴 UX와 정성과 마음이 담긴 안내 표지판들이 모여 고객을 꾸준히 감동시킨  아닐까? 하고 감명받았습니다.


 오늘 제가 하고 있는 서비스 관련 UX 디테일을 살리는 이 일련의 작은 업무 튼튼하고 깊은 뿌리가 되어 30년 이상 안정적으로 꾸준히 갈 수 있는 서비스가 되기 위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이 얇은 뿌리가 크고 튼튼한 고목이 되고 멋진 꽃과 열매를 맺어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루하루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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