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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리밍 Jun 17. 2021

일에 미쳐있던 시기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기회

그러고 보면 지금은 두 번째, 일에 미친 시기입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어제보다 두 배만 노력하는 사람이 되자.


 학창 시절부터 위와 같은 좌우명으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의 오랜 친구들 말에 의하면 "넌 언제나 열정적이었고 늘 열심히 사는 친구다."라고 하지만 이런 저도 좀 심하게. 일에 미쳐있던 피크 시절이 있었습니다.


 직장 생활 4년 차, 품 BM에서 화장품 BM으로 자리를 옮긴 후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 16시간씩 약 3년을 일했습니다.


'아웃라이어'의 1만 시간의 법칙을
모두 채운 듯했죠.
어느 날 같이 일하던 동료가 말하더군요.
대리님. 마라토너세요?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계신 줄 알았어요.

 처음 1~2년은 제가 하는 대로 바로바로 매출 성과가 나오니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1년에 해외 출장도 3~4번씩 다녀올 정도로 바빴고 일당백을 자처하며 열일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친구들을 만나서 노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재밌었으니까요.


 그런 생활이 3년지속되었을 때 식사도 김밥으로 때우곤 했고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대상포진이 왔고, 이후 그렇게 재밌고 즐거웠던 일이 너무 싫어졌습니다. 끊어내야 했습니다.

 홈쇼핑 완판을 마치고 돌아온 어느 새벽. 끼니도 못 챙기고 삼각 김밥을 먹으며 매출을 확인하던 날이 기억납니다.

 뭐하러 이 짓하나... 회의감이 가득했던 밤입니다. 그리고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퇴사 후 바로 떠난 전북 부안 내소사 템플 스테이 > 신안 > 전주 여행 등을 거치며 인생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상대적으론 큰 기업. 중견 기업을 오래 다니며 많은 실행력과 꾸준함. 그리고 덕분에 내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안정적인 회사 직업 곧 행복이라고 믿었습니다.


 이후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최근 1년. 지금은 두 번째 일에 미치게 된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첫 번째 일에 미쳐있던 시기에는 일에가장 많은 성과를 내었던 그 황금기를 스스로는 제대로 즐기지 못해서  아쉬움으로 남았었는데, 지금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매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연차가 쌓이고 경력이 생기면서 조금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 워라밸. 일과 일상의 완급 조절이나 스트레스 관리가 조금은 수월해졌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 출근길.
문득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했는데 엄마께서 해주신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혀니(제 딸입니다.)도 엄마/아빠를 닮아 똑똑한 거라고.

두 번째 회사 BM시절(여기서 언급한 첫 번째 일에 미쳐있는 시기입니다.) 마지막엔 비록 네 건강이 나빠지긴 했지만 내심 그때 엄마는 너무 자랑스러우셨다고... 우리 애가 해외 이곳저곳 누비며 일한다고...
 

그것처럼 부모보다 자식이 잘 되어야 하는 거라고. 부모는 자식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아... 우리 엄마가 절 그런 마음으로 키우셨구나를 깨달으며
이렇게 멋진 마인드의 엄마가 제 엄마라는 생각에 참 따뜻하고 감사니다.

 그리고 이후 저도 제 딸을 그리고 제 팀을 엄마의 마인드처럼 키워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더 넓은 세상에서 날 수 있도록


 

 최근 즐겨보던 유튜브 채널에서 드류 앤드류 님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열정을 갖는 건 누구나 쉽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매일 그 인내심과 싸움을 하는 것이지, 열정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안정적인 회사에서는 매일의 루틴. 지루한 일상니다. 스타트업에서는 매일의 변화. 드라마틱한 일상과 싸우고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중간이 없어요. 사실 그래서 최근 많이 지습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와 우리 팀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각자의 날개를 훨훨 펼칠 수 있도록 다시 리프레쉬해서 도전보려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기회에선 정말 제대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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