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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Nov 13. 2024

노인에게 묻는 삶의 지혜

스무 살의 너에게

노인에게 묻는 삶의 지혜     


한 사람의 노인은 도서관 하나와 같다. 

노인 한 사람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소멸하는 것과도 같다. 그들은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신비롭고 특별한 지식과 지혜를 탐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있다면 그들에게 많은 질문을 해보는 것이 좋다. 내 조부모가 아니라도 괜찮다. 주위에 연세가 지긋한 어른이 있다면 그들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한 가지 질문을 던지더라도 그 질문에 대한 단순한 대답이 아니라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그 이상의 여러 가지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몇 해 전 어느 시골 마을에 여행을 갔을 때였다. 연세가 지긋한 민박집 어른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햇살이 따뜻한 봄날 민박집 마당에서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데 주인어른이 평상으로 올라와 내 곁에 앉아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버님은 평생 여기 사셨습니까?"

"그럼. 나야 평생 여기 살았지."

"그럼 옛날이야기 좀 해주십시오. 옛날에 이곳은 어땠습니까?"

"글쎄. 저기 섬 보이지. 6·25 때 섬 뒤편에 있는 군함에서 포를 쏴서 저쪽 빨간 지붕 집에 떨어졌어. 쾅쾅 소리가 나는데,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내가 열댓 살쯤 되었지 아마."

"그걸 직접 다 보셨습니까?"

"보다마다. 난리도 아니었어."

"역사의 산증인이시네요. 오늘 이렇게 마당에 나와 있으니 바람이 참 좋습니다."

"그러게. 오늘 바람이 참 좋구먼."

"....."     


저쪽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쪽에서 높새바람이 불어오면 어김없이 비가 내려."

"높새바람요?"

"그럼. 저쪽 산에서부터 바람이 이렇게 불어내려 와."

"그럼 비가 옵니까?"

"암만. 비가 바람을 타고 이렇게 살살 넘어와."

"신기하네요."

"그리고 이쪽에서 하늬바람이 불면 이상하게 고기가 안 잡히지. 희한해."

"그렇군요. 하늬바람이 불면 고기가 안 잡히는군요."

"암만. 자연이 그래. 참 희한하지."

"네. 그러네요."     


평소 대화를 나누던 이웃과는 늘상 하던 이야기라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을 수 있겠지만 외지의 젊은 사람과 이야기의 물꼬를 트니 한참 동안 신나게 대화가 이어졌다.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역사가 펼쳐졌다. 마치 역사의 한 장면으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버님. 아버님께서는 인생이 뭐라 생각하십니까?"

"글쎄. 인생이라…."

"네. 다들 인생의 의미를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까? 아버님이 생각하시는 인생이란 어떤 겁니까?“     

말없이 잠시 먼 산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쉰 후 말을 이어갔다.


- 중략 -



2024년 11월 출간

<스무 살의 너에게>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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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브런치의 모든 글은 생각이 날 때마다 내용을 조금씩 윤문(潤文)하여 완성된 글로 만들어 나갑니다. 초안 발행 이후 반복 수정하는 과정을 꾸준히 거치니 시간이 지날수록 읽기가 수월하실 겁니다. 하여 초안은 '오탈자'와 '문맥'이 맞지 않는 글이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구하겠습니다. 아울러 글은 저자의 손을 떠나면 독자의 글입니다. 근거없는 비난은 거르겠습니다. 하오나 글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독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겸허한 마음으로 활발히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분들로 인해 글을 쓸 힘을 얻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저자 박석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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