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라는 것은...

각자 알아서 판단하거라

by 박석현

사랑하는 아들 딸아.


차를 타고 네비게이션이 작동되면 아래와 같이 제일 먼저 나오는 글씨가 있다.

[본 프로그램의 내용은 실제 도로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운전시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이 프로그램은 참고용으로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네비게이션은 운전에 참고만 하되 맹신하지말고 운전자의 판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종교라는 것이 어찌보면 우리 인생의 네비게이션과도 같다. 인생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면서 있으면 조금 편하지만 없다고 못 가는 것도 아니다. 종교가 인생의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면 수많은 무신론자들의 삶은 그 무엇으로 설명이 되겠느냐? 무엇이든 맹목적으로 믿을 필요는 없다. 종교의 도움을 받아 세상을 살아가며 내 삶의 위안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네비게이션처럼 항상 그것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네비게이션과 종교는 그렇게 닮아있다.


나는 평생 종교를 믿지 않았지만 지금껏 살아오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과연 너희가 믿고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종교를 믿을 것인지? 아니면 네 자신을 믿을 것인지를 말이다.


물론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자기자신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반대로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자기자신에 대한 신념이 투철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니 어떤 종교를 믿기 이전에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평소 내 생활에 대한 꾸준한 노력이 항상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말거라.


종교와 정치적인 신념은 부모라고 해서 결코 자식에게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본인의 의지와 선택이 중요한 것이다. 부모라고 해서 너희에게 종교와 정치적인 신념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인생 선배로서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부모 스스로가 생각했을때 좋은 종교라고 판단하여 그것을 강요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니 이성을 바탕으로 잘 판단할 수 있도록 하여라. 부모는 그저 너희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곁에서 많은 정보를 제공할 뿐 결국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다.


이것도 저것도 딱히 믿음이 안 간다면 최종적으로는 너희 스스로를 믿도록 하여라. 자기자신(神)을 믿고 살아가는 것 또한 하나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은 수 많은 경우의 수를 바탕으로 지극히 깊은 사색의 결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무엇이든 쉽게 판단하고 결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너희가 내린 결정에는 그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많은 근거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늘 찾아보고 확인하고 사색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내려보낸 것이 엄마라고 한다. 종교를 믿고, 믿지 않음을 떠나서 너희를 낳아준 신과 같은 존재인 엄마에게 평소 얼마나 많은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늘 생각하기 바라며 그런 엄마를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따뜻한 애정을 기울이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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