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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Jun 13. 2022

오래 만나고 싶으면 존칭을 써라.

배려와 존중을 통해 관계가 형성된다.

사랑하는 아들 딸아.


오래 만나고 싶으면 존칭을 써라.

배려와 존중을 통해 관계가 형성된다.

사람은 누구나 대접받는 것을 좋아한다. 남이 나에게 대접해 주기를 바라면서 정작 본인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사람이다. 대접받고 싶다면 먼저 대접을 해주어야 한다. 씨앗에 물을 주어야 싹이 나고 화초가 자라는 것인데, 화초가 자라 꽃이 피기를 바라면서 정작 물조차 주지 않는 것은 도둑놈 심보가 아니겠느냐.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을 씨앗에 물을 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쉽다. 뿌린 것은 결국 거두게 되어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말이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다. 존중받고 싶다면 먼저 존중을 해라.


아비와 만난지 십 년이 훌쩍 넘은 좋은 인연이 있다. 동갑이지만 아직도 말을 놓지 않고 서로 존칭을 사용한다. 가끔 말을 하는 중간에 반말이 섞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존칭을 하는 것을 암묵적인 약속으로 하고 있다. 서로의 호칭은 아이들의 이름을 따서 ‘OO 아빠’ 라고 부른다. 그렇게 쌓인 상호 배려와 존중을 통해 아직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서로를 존중하며 대하니 의견 대립이나 기분이 나빴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아마도 그와는 평생 이렇게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가 심하다. 사람들은 관계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반말을 사용한다고 한다. 서로가 반말을 하여 관계의 친밀도가 높아지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사람은 편해지면 서로를 안이하게 대하기 때문에 분명히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존칭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차라리 나이 차이가 아주 많이 난다면 오히려 나을 것이나 동갑이거나 나이차이가 한두 살 나는 경우에는 말을 놓는 것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한 번 말을 놓으면 무르기가 힘들다. 그러니 검증되지 않은 상대이거나 오래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싶은 상대라면 상호존칭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라.


아비와 몇 년 정도 터울이 있는 친하게 지내는 작가 한 분이 계신다. 그 분께서 어느 날 문득 '말씀을 편하게 하시라'고 해서 사양한 적이 있다. 그 분과는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까닭에 말을 놓는 것을 정중히 거절했다. 물론 말을 놓으면 관계가 조금 더 편해질 수는 있겠지만 사람은 편해지면 실수를 한다. 내가 말을 놓으면 언젠가는 실수를 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처럼 오래 가고 싶은 사람과는 늘 언행을 조심하며 존칭을 쓰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 딸아.

오래 만나고 싶으면 존칭을 써라.

배려와 존중을 통해 관계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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