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쳐서 신경회로를 건드렸다는 의미
1) 화분
총 4개의 화분을 망가뜨렸다.
2개는 깨뜨렸고, 2개는 죽이는데 일조를 했다.
깨진 두 개의 화분 사건 때는
화분의 가격과 호두의 가치를 잠시 돈으로 환산하는 순간이 있었다.
무료로 데려온 호두와 내돈내산한 화분을 저울질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는 호두를 보며
그땐 그렇게라도 해야 화가 풀릴것 같았나보다.
2) 방충망 찢기
쪼꼬미 시절. 호랑이와의 합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을 즈음
냉장고 위를 마지막으로 집안의 높은 곳을 다 섭렵했다.
어느 날 투둘투둘 소리가 나서 가보니
열어놓은 창 방충망에 스파이더맨처럼 들러붙어 있는 것이었다.
너무 놀라서 바로 떼어내고 주의를 줬다.
하지만, 그 이후로 환기를 시키려고 열어놓은 모든 방의 창의 방충망까지 도장 깨기를 하며
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수습하려고 봤을 땐 이미 대부분 구멍이 난 상태.
특히 거실의 방충망은 거의 창틀에서 일부분이 뜯겨 있었다.
수리 전에 일단 수습해 두고 철망을 세워두었는데 한눈을 판 사이 다시 그 방충망에 뛰어들었고
아예 뜯겨 나가서 창 밖으로 거의 떨어질뻔하게 매달려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바로 달려가서 매달려있는 호두를 낚아챘다. 손에 잡힌 그 가벼운 몸이.. 지금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 이후부턴 창문을 꼭 닫고 외출하는 버릇이 생겼다.
한편으론 나의 어린 시절 나를 키우면서 노심초사했을 할머니 생각이 났다.
분명히 지금 내 맘과 같으셨겠지.
3) 간식 몇 주 치 하루 만에
1박 2일 엠티 후 돌아왔는데,
어딘가 모를 쎄한 공기가 느껴졌다.
거실로 진입한 순간, 내 눈앞에 펼쳐진 난장판.
일단 깨진 두 개의 화분과 흙이 러그 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이빨자국으로 가득한 츄르가 한 개 나뒹굴고 있었다.
더 진입한 순간 눈에 들어온 건.
이빨자국들로 가득한 간식봉지들.
10봉 넘게 다 뜯겨 있었다.
뭔가 당연히 꺼내줄 걸 기다릴것이라 착각한데에 대한
배신감이 들었다.
그 후론 모두 애들이 건드릴 수 없는 문이 있는 장에 간식을 둔다.
4) 모든 것이 스크래쳐
이미 스크래쳐를 6개나 사두고
캣타워에도 스크래쳐가 달려있는데,
집에 있는 유일한 1인용 소파의 모든 부분을 스크래쳐로 쓴다.
소파가 여의치 않으면 깔려있는 러그까지도.
못하게 해 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어느 날 그 흔적들을 보다가 어이없어 웃음이 났다.
여기도. 저기도. 발톱에 올라온 보플을 보면서
뭔가 그 흔적들이 특별해 보이기 시작했달까.
다만, 적당히 해달라고 애원해 본다.
1) 마킹
원룸시절 호랑이가 내가 집에 없는 사이
침대에 오줌을 싼 적이 있다.
찾아보니 스트레스나 중성화전에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때가 다행히 중성화 즈음이라 수술을 진행했고
다행히 그 이후로 마킹은 하지 않았다.
또 한 번 충격은 그 이후 대변을 침대에 본일이 있었다.
빨래를 돌리면서 호랑이한테 왜 그랬냐고 물었지만 대답을 할리가…
찾아보니 화장실 문제 일수 있다고 해서 개방형 화장실을 하나 샀다.
그전 화장실은 애기 때 산 지붕이 있는 화장실이었다.
화장실을 두 개를 두니, 그 이후로 마킹이 사라졌다.
그때 알았다, 이 녀석은 생각보다 바로바로 표현하고 해결해 주면
문제 삼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2) 공격
유독 호랑이는 나와 자주 다퉜다.
호두를 들이기 전이라 모든 고양이는 다 그렇게
지가 맘에 안 들면 주인을 공격하는 줄 알았는데,
호두를 들이고 그런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가장 크게 공격당한 일은
호두와의 합사시절이었는데, 당시 호두와 따로 격리돼서 생활하다가
며칠은 붙여놓고 문제가 생기면 격리시키는 걸 반복하던 시절이었다.
나도 너무 지쳐서 호두를 다른 집에 잠시 유배 보냈는데
그날 호랑이가 갑자기 내 발을 물고 할퀴었다.
그 일로 내 발에 크게 상처가 났고 서로 하루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때는 그냥 호두의 존재자체가 스트레스인 줄 알았는데,
돌이켜보면, 호두의 존재가 사라지자 나를 공격했고
다시 데려온날 온순해졌다. 내가 틀렸다.
그날 이후 호두를 다시 보내지 않기로 했다.
3) 항문이슈
대변을 보고 나오면 항상 뒤끝이 좋지 않다
(여전히 이유를 모르겠다)
급하게 나오고 대변이 달린 채로 나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보고 나면 어디선가 긁고 있다.
살이 쪄서 그루밍으로는 닿지 않기 때문.
초반에는 내가 물티슈로 닦아줬는데 이제는 절대 내맡기지 않는다.
몇 시간 동안 항문과 씨름하는 녀석을 보고 있으면
또 달려가서 물티슈를 들이대며 한참을 실랑이를 벌인다. 매번 반복이다.
이제는 츄르로 유인해서 닦아주는 방식을 쓰는데
최근엔 아침 간식타임에 책상에 올라왔을 때 닦아 주는 것으로
진화했다.
4) 초밥 간장 사건
츄르나 간식 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꼭 내가 없는 사이 쓰레기통을 뒤져서
그걸 먹곤 했었다.
6개월 즈음이었나 초밥에 딸려온 간장을
일부 먹고 일부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어김없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호랑이를 발견.
가서 막고 얼굴을 보니 코 왼쪽에 갈색반점이 희미하게 있었다.
간장이 묻은 줄 알고 당시에 엄청 박박 닦아줬는데,
훗날 알고 보니 그게 점점 선명해지며 점이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한 녀석은 밥그릇 앞에서 밥을 달라고,
한 녀석은 키보드옆에서 내 팔을 잡아당기며 간식을 달라고 조르고 있다.
제발 오늘은 마감이니까 봐달라고 애원해 보지만
일어서서 좋아하는 ‘통통닭’을 나눠 먹인다.
이렇게 또 사고회로를 맞춰간다.
https://youtube.com/@gilhoranghodu?si=1Gc7-rkpLhs2JN2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