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 결국은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옆 부서에서 근무 지원요청이 와서 일을 돕고 있다. 이번에 인사이동으로 발령 나신 분들이라고 했다. 처음 보는 프로님들과 처음으로 함께 하는 일. 프로젝트의 개요를 설명하시고는 활짝 웃으며 "재미있겠죠?"라고 하셨다. 일이 재미있을 리가. 그래도 오랜만에 주어진 일거리니까 감사해야지. 이런 마인드로 일 해야 불만이 적어진다. 적당히 열심히 하기로 생각했다.
그러기를 한 달, 결국 프로젝트는 엎어졌지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감사 인사를 받았다. 회의비로 점심에 함께 마라탕을 먹자고 하셨다. 회의비로 얼마를 쓸 수 있을까. 내 식욕을 아시면 프로님 놀라실 텐데. 맘껏 담으라기에 양껏 담았다. 어차피 나눠먹는 거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면서.
지금 내가 소속된 부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는 많이 묻지 않는 분위기다. 그래서 첫 출근날 같이 식사를 할 때도 나이와 사는 곳을 묻는 것 외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대부분 일 얘기나 누군가의 휴가, 주말의 이야기를 듣는 게 전부였다. 한 번씩 고개를 끄덕거리며 가끔 웃고 먹는 데만 집중하며 지내왔다. 귀는 열고 입은 씹기만 하며. 그렇게 함께 있어도 늘 나 홀로 먹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한 바가지 가득 나온 마라탕을 보며 모두가 웃었다. 우리 이거 다 먹을 수 있겠지? 하면서. 그리고는 연휴 얘기, 회사 얘기, 드라마 얘기, 운동 얘기를 나누며 계속 대화했다. 나도 그 대화 속에 있었다. 이제야 진짜 함께 밥을 먹었다.
오늘에서야 알았다. 나는 소속감에 목말라 있었나 보다. 함께 있어도 늘 동떨어진 느낌, 괜히 혼자 눈치만 보던 나날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부서에서 소속감을 느끼다니. 조금은 씁쓸하다. 생각해 보니 회사 동료들과의 외식도 오늘이 처음이었다. 맞다, 회사생활은 이런 거였지. 별 것 아닌 건데.
내 감정의 원인을 알아차리는 데엔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소속감을 비롯해 사랑받고 관심받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쓸쓸했었다. 귀엽고 사람에게 진심인 나의 욕구. 알아차렸으니 이제 바뀔 차례. 남의 애정을 구걸하지 말자, 사람들의 시선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법륜스님의 말씀을 다시 되새긴다.
채워지지 않아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