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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선 Nov 05. 2020

스페인 포르투갈 자유 여행 준비하기

자유 여행 셀프 준비하는 법


여행을 가게 되었.

공항에 들어설 때면 매번 가슴이 두근거린다. 여행을 시작하는 설렘과 낯선 곳으로 떠나는 두려움이 같이 공존하며 내 가슴을 뛰게 만든다.


처음 스페인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몇 년  TV 예능 '꽃보다 할배' 스페인 편을 보고 나서였다. 방송을 보고 난 뒤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알람브라 궁전과 세비야 플라멩코 등 아랍과 유럽이 컬래버레이션을 이룬 것 같은 이 색다른 나라의 매력에 흠뻑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방송 후 그때까지 없었던 바르셀로나 직항 노선이 생길 정도였으니 그 프로그램이 얼마나 스페인 여행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로망을 자극했는지 알만하다. 항공편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묶어 다녀오는 여행 상품이 많이 생기면서 한 번쯤 가보고 싶었지만 쉽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스페인 포르투갈 자유 여행 준비하기

딸과 함께 여행을 갈 기회가 생겼다. 2월에 여행을 가자는 딸에게 스페인이 따뜻해서 여행하기 좋다고 부추긴 것은 나였다. 운이 좋아서 여러 번 유럽 여행을 다녀왔었지만 이번에 가게 될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가보지도, 잘 알지도 못했다. 패키지보다는 자유 여행을 더 선호하는 우리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직접 준비를 해야 한다.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여행을 던지 항공권과 호텔 예약을 대행해주는 호텔팩을 간다면 편하지만 자유 여행을 혼자 계획하고 준비한다는 것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동선과 루트를 짜서 가는 여행이 우리에게 더 큰 성취감과 의미를 준다는 걸 잘 알기에 언제나처럼 우리가 갈 여행을 하나하나 준비해 보기로 했다. 새로운 곳에 대해 조사하고 의논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정말 여행을 가는 게 실감이 나고 설레기 시작한다. 

사실상  여행의 시작은 준비하는 것부터이다.



항공권 예약하기

2020년 2월 정도 출발하기로 정했으니 가장 먼저 항공권을 예약해야 한다. 어떤 도시로 인 아웃할 건지 정하고 스카이 스캐너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2월 항공권을 검색해 보았다. 마드리드 인 바르셀로나 아웃으로 찾아보니 가격이 많이 비싸서 그냥 바르셀로나 왕복으로 정했다. 2월 17일 출발 3월 5일 도착하는 부산-인천 내항기와 인천-바르셀로나 대한항공 직항 편을 878,600원에 한 명 예약하고 같은 일정으로 대한항공 마일리지 8만 점을 사용해서 한 명을 더 예약했다. 세금으로 142,400원을 결제하였고 두 명 항공권 요금 합계가 1,021,000원이다. 원래 경유가 아닌 국적기 직항 편은 비싸기 때문에 아무리 비수기라도 이 가격에 항공권을 구입했다면 잘한 것 같다.


※항공기 좌석 팁 : 창가 좌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복도 쪽 좌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경험으로는 장시간 비행할 때는 복도 좌석이 좋은 것 같다. 바르셀로나행 항공기는 3-3-3 배열이었다. 우리처럼 일행이 둘일 경우 중간의 세 좌석 중 가운데를 비우고 양쪽 가장자리를 사전 예약하면 비행기가 만석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웬만하면 가운데 자리가 공석이라 편하게 갈 수 있다.


도시 일정 정하기

항공편이 정해졌으면 이제 가고 싶은 도시와 루트를 짜야한다. 포르투에 꼭 가보고 싶다는 딸의 의견을 반영해서 일정을 짰다.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하여 다시 마지막에 바르셀로나로 돌아와야 했고 스페인뿐만 아니라 포르투갈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결국 마드리드는 포기하고 그라나다와 안달루시아 지방,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포르투에 갔다가 다시 바르셀로나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정하게 되었다.

바르셀로나 3박- 그라나다 2박 - 말라가 1박- 론다 1박- 세비야 2박 - 리스본 3박- 포르투 3박- 바르셀로나 1박

16박 18일의 긴 여행이다.


호텔 예약하기

도시별로 숙박할 호텔을 예약할 차례다.

내가 호텔을 예약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호텔 비교 사이트(호텔 컴바인,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에서 위치와 가격, 투숙객 후기를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호텔을 고른다. 그 후 구글맵에서 다시 호텔을 검색해 평점과 후기를 확인해 본다. 호텔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자체 적용되는 할인이나 혜택이 있는지 비교해보고 더 나은 곳에서 예약을 한다. 대중교통이 가깝고 관광지에 가기 편해야 하고 너무 외진 곳은 위험할 수 있으니까 피해야 한다. 이왕이면 조식 포함으로 무료 취소가 가능한 호텔을 선택한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꼼꼼하게 비교해서 마음에 드는 호텔을 골랐다. 호텔 비교 사이트가 더 저렴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호텔 홈페이지에서 더 좋은 가격에  예약할 수 있었다.

스페인의 말라가와 론다는  파라도르를 예약했고 다른 곳은 모두 3~4성급 호텔로 예약했는데도 1박당 평균 98유로(약 128,000원)에 예약할 수 있었다.


※파라도르 (Parador) : 중세 시대의 고성, 수도원, 궁전, 요새 또는 관공서 등 역사적 건물숙박 시설로 이용할 수 있게 스페인 정부에서 개조해서 만든 고급 호텔.

전망이 아주 멋지고 고풍스러운 실내 인테리어도 훌륭해서 한 번쯤 숙박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파라도르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는데 회원 가입을 하면 조식 쿠폰과 웰컴 드링크, 할인 등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파라도르 데 말라가 히브랄파로
파라도르 데 론다

도시 간 교통편 예약하기

모든 교통편을 예약할 필요는 없지만 몇 가지 미리 예약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르셀로나-그라나다, 세비야-리스본, 포르투- 바르셀로나 구간의 항공편리스본- 포르투 CP 기차표 예약은 늦게 하면 할수록 가격이 많이 비싸지므로 여행 계획이 확실해지면 최대한 빨리 예약하는 게 좋다. 그 외 그라나다에서 말라가까지 가는 알사 버스도 일찍 예약하면 할인이 되고 만 26세 이하 청년 할인도 있으니까 잘 알아보고 예약해야 한다.


입장권 예매하기

스페인 여행에서는 반드시 출발 전 예약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장권과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이다. 적어도 한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원하는 날짜에 알람브라 궁전을 관람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세비야 대성당과 플라멩코 공연을 미리 예약했고 이제 여행 준비가 거의 끝난 것 같다.

출발할 날이 빨리 오기만 기다리면 된다.

알함브라 궁전




2019년 12월 우한 폐렴이라 불리며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방역을 잘하고 있었고 확진자도 거의 없어서 우리 여행과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가이드북과 인터넷을 통해 스페인 포르투갈에 대해 공부하고 간단한 회화를 배우며 여행을 떠날 날을 기다렸다.


설 명절이 지나고 1월 말 이탈리아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럽에는 확진자가 없었지만 중국인으로 착각해 동양인 혐오가 심하다고 했다. 한국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친정 부모님은 몇 번이고 전화해서 위험하다는데 꼭 가야겠냐며 만류를 하셨다. 출발 날짜가 다가올수록 걱정이 되어 취소를 할까 망설여지기도 했다.


남편은 괜찮을 거라고 이왕 가기로 한 거 너무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말해주었다.  달 동안 준비한 여행인데...

그래! 가보자! 지금 가지 않으면 많이 후회할 것 같았다.

딸과 함께 씩씩하게 여행을 떠났고 정말 소중한 기억을 가슴에 품고 무사히 잘 돌아왔다. 남편 말 듣기를 잘했다.

 

지금은 다시 우리가 여행을 갈 수 있는 날이 올는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언젠가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할 때가 오기를 바라전 세계가 문을 걸어 닫기 직전에 다녀온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이야기를 이제부터 시작해 보려고 한다.



※사진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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