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정

엄마와 딸이 함께하는 필사

by 신선경





필사 ] 엄마와 함께 52번째
2025 - 3 - 26


엄마가 선택한 필사
가장 아끼는 너에게 주고 싶은 말
_도연화



미운 정 고운 정

고운 정은 누구와도 나눌 수 있다. 정돈된 친절과 배려 속에서 예쁜 마음을 주고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미운 정은 다르다.
누구에게나 드러내는 모습이 아니고, 누구나 예뻐할 수 있는 모습도 아니다. 가장 약하고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이다.

스스로를 떠올렸을 때 단점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 최대한 단점을 보완하고, 티가 나지 않게 숨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재채기처럼 튀어나오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 재채기를 전혀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혹은 사랑이 재채기마저 사랑스럽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엄마 노트



남편을 서울에 위치한 회사에서 처음 만났다. 나한테만 세심하게 신경써주고 예뻐해 주니 점점 좋아지고 고운 정이 들면서 행복하리라 기대감이 생겼다. 만난 지 1년도 안 돼서 결혼까지 했다. 살다 보니 나의 생각과는 너무 다른 모습들로 인해 황당하기도 했다. 살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헌신짝 버리듯 버릴 순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지 않고 장단점이 있으니 속상할 때도 있고 미울 때도 있었지만 참고 살았다. 미운 정이 든 것 같다.

나이가 들다 보니 남편의 실수도 안타깝게 느껴지고 측은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고운 정으로 시작했지만 미운 정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정이다.







딸의 노트



좋아했던 마음도 잘 식었고 착하기만 한 이성에게는 끌리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끝내는 것도 잘했던 것 같다. 고운 정만 바랐나 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나에게 부부, 결혼이란 그렇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의 단점이 재채기가 아닌 호흡과 같을지라도 당신을 이해해 주고 싶다. 진짜 미운 정이 들어버렸다.







모든 행동이 사랑스럽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움이 함께 웃게 하니까



당신을 품으며 나의 세상이 넓어짐을 느낀다





°•엄마와 함께 필사하며 생각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중 선별하여 이 브런치북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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