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요즘 나와 주변 사람들에 대화는 이렇다.
나 : 요즘은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글을 쓰고 있어.
지인들 : 정말? 나도 보러 갈래.
그리고 보러 와 준다. 얘기해준다. 글이 어땠는지. 그중에는 너무 좋았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지?
내 주변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단연 있는 그대로 봐줌에 감탄한다.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서 상대방을 이렇게까지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제일 처음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준 사람은 은하수라는 친구다. 은하수는 중학교 3년 내내 나와 같은 반이었다. 1학년 때는 심지어 내 바로 뒷자리였다. 우리의 만남은 자리에서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때 2번의 전학을 다니면서 나는 왠지 모르게 쪼그라들었다. 친구들 사귀기도 어려웠고 그대로 중학교에 진학했다. 그렇게 만난 친구가 은하수였다. 은하수는 리더십이 있고 재미가 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봐주는 친구였다. 누구를 차별하고 이런 것이 없었다. 은하수가 있는 그대로 나를 봐주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은하수를 특히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에는 하나의 경험이 또 있다.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당시 나는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지원하고 영재교육원에도 지원하고 면접을 봤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두 곳 모두 면접을 망쳐버려서 울적했다. 처음에 지원할 때부터 주변에서 나는 할 수 없을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이 사실이 되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리고 결과가 나왔다.
불합격. 면접을 본 2곳에서 모두 불합격을 받았다. 주변 사람들의 말이 사실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은하수가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지은아, 난 다른 애들이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지는 별로 안 궁금한데, 네가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지는 너무 궁금하니까 우리 나중에 꼭 만나자." 내 미래를 기대해준 첫 번째 친구가 은하수였다. 면접에서 떨어진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보란 듯이 내게 다가와 이 말을 전해주는 은하수, 정말로 내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해주는 진실된 눈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 3년 내내 나를 바라봐준 친구가 이 정도로 말해줄 정도라면, 내 안에 무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 친구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은하수의 말이다.
나의 가능성을 있는 그대로 봐준 은하수 덕분에 나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은하수는 나의 수호천사였나 보다.
고등학교 때도 많은 인연을 만났다. 학교 내뿐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많은 인연을 만났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되었다.
중학교 때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 그때 동아리원으로 나보다 2살 어린 후배가 있었다. 내가 회장이었기 때문에 여러 친구들한테 대화를 시도하다가 이 후배를 만났다. 대화를 하다 보니 후배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가 느껴졌다. 그래서 대화를 하는 횟수가 빈번해졌다. 우연한 계기로 같은 학교를 다녔던 2살 어린 친동생에게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둘은 금방 친구가 되더라.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우연히 동생에게 후배가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 듣게 되었다. 동생이 전해준 말에 따르면, 후배는 당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아리 활동 시간에 나와 대화도 하고, 동생을 소개해줌으로 인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후배는 내가 기회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하여 내게 무척 고마워했다고 한다. 내가 은하수에게 받은 것을 전해주었음을 느꼈다.
다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이 사람을 도와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봐준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은하수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었음에 가능했고, 내가 후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이런 것이라고. 나는 은하수의 이야기를 써서 고등학교 2학년 때 1년 동안 장학금을 받았고, 이 후배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장학금 신청 때 후배의 이야기를 적어 또 1년 동안 장학금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일은 "있는 그대로 봐줌"에 있다고. 그리고 깨달았다. 나도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될 수 있음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들의 곁을 떠나 또 다른 곳으로 갔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 나와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의 영향을 주고받았던 사람들.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도 또 만나버렸다. 이름을 지정할 수 없을 만큼 정말 많다.
어쩜 이리 멋진 사람들이 내 곁에 머물러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신기할 따름이다. 멋진 사람들을 만나 진심이 전해질수록 나의 멋짐에 감탄하고 있다. 내가 내 생각보다 더 괜찮은 사람임을 깨닫게 해 준 사람들. 그 사람들 속에 나도 있다. 그리고 함께 반짝인다.
당신과 이 순간을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또한, 변덕쟁이 돌보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앞으로도 순간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서로의 수호천사가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