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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 Sep 22. 2023

코알라 예찬 - 훼방꾼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훼방꾼                 




코알라가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것 같아도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기나긴 잠의 행진 속에서

친구끼리 대화도 하고

나무하고 우정도 나누고     


스쳐가는 바람과

구름의 얘기를 들어주느라  

나름 매우 바쁘지요.     


(때로는 별들의 속삭임마저

엿듣는다는 소문까지 있죠)     


이렇게 보면

잠이라고 해서

다 같은 잠이 아니에요.      


남의 깊은 사생활

진심으로 이해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근데 사람들이 몰려와서

구경하며 시끄럽게 떠들면

제대로 잠에 몰두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제발

우리 코알라들의

단잠을 훼방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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