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보릿고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지독히도
가난하던 시절
보리 이삭이 팰 때까지는
먹을 게 없어서
초근목피 죽 한 그릇으로
겨우 배고픔을 달래고
그마저도
배가 쉬 꺼질라
뛰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던
어머니들의
애처로운 당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슬프게도 지구촌 곳곳에는 아직
가뭄과 재난 등으로 먹을 게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죠)
처지는 달라도
코알라들이 움직이지 않고
잠만 자는 이유 또한
그 옛날의
보릿고개를 닮은 것 같아서
눈물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