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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 Sep 22. 2023

코알라 예찬 - 보릿고개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보릿고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지독히도 

가난하던 시절

보리 이삭이 팰 때까지는     


먹을 게 없어서

초근목피 죽 한 그릇으로 

겨우 배고픔을 달래고     


그마저도 

배가 쉬 꺼질라 

뛰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던     


어머니들의 

애처로운 당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슬프게도 지구촌 곳곳에는 아직

가뭄과 재난 등으로 먹을 게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죠)     


처지는 달라도 

코알라들이 움직이지 않고

잠만 자는 이유 또한     


그 옛날의 

보릿고개를 닮은 것 같아서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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