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외계인
코알라의 생김새는
아무리 봐도 특이해서
꼭 외계인 같아요.
4차원 느낌의 눈과
길쭉하고도 낮은 코와
가는 털로 뒤덮인 귀와
기다란 발가락과 발톱은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그 어느 동물과도 달라요.
어쩌면 아주 오래전에
지구를 다녀간 외계인들의
흔적인지도 몰라요.
(잘 한번 지켜보세요)
오늘도 코알라들은
옛날에 떠나간 외계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고성능 안테나처럼 생긴
가는 털이 수북한 큰 귀를
하늘로 향한 채
하루 종일 낮잠을 자며
외계에서 날라 오는 신호를
엿듣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지구는 너무 시끄러워서
늘 지구 밖 소식이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