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운명(2)
그래도 코알라는
자신이 선택한 삶에
순응하고 만족하면서
수도승들처럼
묵묵히 인내하며
조용히 살아가지요.
이 길 밖에는
살아갈 방도가
달리 없다는 듯이.
그리고 이 길도
계속 가다보니까
그런대로 괜찮다는 듯이.
(살다보면 운명과 숙명이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변장과 변덕을 되풀이하지요)
운명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방법도
친구들마다 참 다양하지요.
덩치 큰 황소가
가녀린 풀만 뜯어먹고도
저리 엄청나게 자라고
십여 년을 굶은 매미가
아침이슬 몇 방울만 먹고도
하루 종일 힘차게 울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