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예찬 - 운명(2)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by 김혁

운명(2)




그래도 코알라는

자신이 선택한 삶에

순응하고 만족하면서


수도승들처럼

묵묵히 인내하며

조용히 살아가지요.


이 길 밖에는

살아갈 방도가

달리 없다는 듯이.


그리고 이 길도

계속 가다보니까

그런대로 괜찮다는 듯이.


(살다보면 운명과 숙명이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변장과 변덕을 되풀이하지요)


운명을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방법도

친구들마다 참 다양하지요.


덩치 큰 황소가

가녀린 풀만 뜯어먹고도

저리 엄청나게 자라고


십여 년을 굶은 매미가

아침이슬 몇 방울만 먹고도

하루 종일 힘차게 울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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